"중심 타선 부담감 못 떨쳐내…야수·투수 눈에 띄는 선수 확인"
야구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은 우승 직전에서 일본에 무릎 꿇은 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끝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에서 일본에 3-5로 졌다.

1회에 김하성의 투런포와 김현수의 솔로포로 3점을 얻어 기세 좋게 출발했지만, 2회 일본 톱타자 야마다 데쓰토에게 석 점 홈런을 맞아 3-4로 전세가 뒤집혔다.

타선이 일본 계투진에 꽁꽁 묶인 가운데 우리 계투진이 7회에 1점을 헌납해 결국 2점 차로 졌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우승한 일본에 먼저 축하를 보낸다"며 "준우승하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는 만큼 준비를 잘해서 내년 도쿄올림픽에선 반드시 일본을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식 인터뷰 후 김 감독은 한국 취재진과 별도 인터뷰에서 "한 달 이상 선수들이랑 함께 고생했는데 감독이 잘했으면 우승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선수들과 스태프에게 고맙다"고 소회를 전했다.

대회 2연패가 좌절된 탓을 자신에게 돌린 셈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에 9전 전승 금메달을 선사하고 11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 감독은 이번 프리미어12에서 대만, 호주를 따돌리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위로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해 1차 목표를 달성했다.

다만 일본에 이틀 연속 패한 점이 옥에 티로 남았다.

김 감독은 "패배의 아쉬움은 잊고, 내년 8월 도쿄올림픽에서의 싸움을 잘 준비하겠다"고 별렀다.

김 감독은 끝내 터지지 않은 중심 타선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중심 타선이 부담감을 끝까지 못 떨쳐냈다"며 "그 부분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4번 타자 박병호를 끝까지 믿었지만, 장쾌한 홈런은 한 방도 나오지 않았다.

타격왕 양의지는 1할이 안 되는 저조한 타율에 1타점에 그쳐 6번 타자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김 감독이 이승엽 같은 해결사의 부재를 절실히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야수나 투수 쪽에선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었으니 내년에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눈여겨보고 강한 대표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결승전에 김광현을 투입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김 감독은 "무리시키지 않았다"는 말로 갈음했다.

등판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는지 김 감독도 추가 설명 없이 아쉬운 표정만 남긴 채 도쿄돔을 빠져나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