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홍콩항셍지수는 연초 대비 4.11% 올랐다. 그중에서 상승폭이 가장 큰 업종을 꼽자면 부동산관리업이다. 상장 후 2년이 채 되지 않은 이 업종의 주요 기업들은 올해 들어 대부분 주가가 100% 이상 올랐다. 에이리빙, 에스-인조이, 에버선사인, 아오위안 등이다.

주요 기업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중국 내 초대형 부동산개발그룹 계열사들이다. 지난해 30위 이내 업체의 분양매출이 1000억위안(약 16조50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매달 조 단위 이상의 아파트를 신규 분양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은 자회사를 통해 분양 아파트의 관리사업을 펼쳤다. 자회사 입장에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다.

두 번째로 이들이 관리하는 아파트단지 대부분이 동부, 남부연안 등 경제가 발달하는 지역에 집중돼 있다. 부동산관리업체들은 내륙지역보다 비싸게 3.3㎡당 관리비를 책정할 수 있다.

주민들도 이들이 관리하면 주거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아파트 가격 상승에도 긍정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아파트 구입 시 관리서비스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관리업체들의 홍콩증시 상장 러시는 진행형이다. 모회사인 부동산개발사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이 평균 5배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자회사들은 상장 시 10~15배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주가가 크게 올라 지금은 PER이 평균 25배 이상을 웃돌고 있다. 자회사 분리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가치재평가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부동산관리업체는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모회사의 분양아파트를 독점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단일고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즘은 자금력과 관리 노하우를 앞세워 외형 확장을 노려볼 좋은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다.

우려도 없지 않다. 업종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크게 오르면서 중소 개발사들도 앞다퉈 자회사 분리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업내용과 성장전망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해볼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달 상장한 신위안은 모회사의 분양 규모가 작고, 성장성도 낮은데 상장 첫날 42% 급등했다. 이후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지금까지 선두 기업들은 그룹 내 분양아파트를 관리하는 데 머물고 있으나, 앞으로는 M&A 등을 통해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는 비상장 부동산관리업체들의 밸류에이션도 크게 치솟을 수밖에 없어 시장 과열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