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벨상' 요시노 "韓日, 하고 싶은 말 다 쏟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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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단독인터뷰…"어중간한 해결, 않는 게 좋아"
'노벨상 강국' 배경엔 교육…"노벨상은 기초연구부터 시작"
"5G 등 신기술, 한일협력 유망…日, AI·5G 뒤처져"
"끝까지(とことん) 옥신각신해 보는 쪽이 좋지 않을까요.
"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요시노 아키라(吉野彰·71) 아사히카세이(旭化成)㈜ 명예 펠로는 한일 간의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
요시노 펠로는 31일 오후 도쿄 히비야미쓰이타워에 있는 아사히카세이 본사 소회의실에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인터뷰 중에 악화한 한일관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연구인으로서 정치 문제와 관련해 해줄) 어드바이스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서로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요시노 펠로는 "어쩔 수 없는 수준까지 서로 옥신각신하다 보면 '양쪽에서 그러지 말자'는 분위기가 생기게 된다"며 "너무 어중간하게 해결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中途半端に解決しないほうが良い)"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에서 정치 문제가 경제 영역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그는 "정치 문제로는 아베 (신조)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조언했다.
정상회담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한일 간 현안을 정상 간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을 에둘러 한 것으로 보인다.
요시노 펠로는 일본 국적의 25번째 노벨상 수상자이고 화학상으론 8번째 영예를 안았다.
일본이 노벨상 수상 강국이 된 배경에 대해선 교육제도를 거론했다.
일본 교육시스템의 어떤 점이 비결인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여러 종류의 사람과 공부하는 것이 노벨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노벨상은 기초연구부터 시작된다"며 "기초연구가 노벨상을 목표로 할 때 큰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노벨상을 안긴 리튬이온전지 개발도 한 개 제품을 발명한 것이지만, 그 근원을 더듬어보면 후쿠이 겐이치(福井謙一·1918∼1998, 198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의 '프런티어 궤도' 이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시노 펠로는 역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는 한일 양국 간의 협력이 유망한 미래 산업 분야로 5G(5세대 이동통신)와 AI(인공지능)를 꼽았다.
그는 "앞으로는 5G 같은 새로운 기술이 퍼져나갈 것"이라며 "그런 부분은 한국도 강해 일본과 함께 해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AI나 5G의 기술에서는 뒤처져 있다고 했다.
요시노 펠로는 기초연구의 경우 한 집단을 이루는 구성원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연구에 100명이 관계한다면 90명 정도는 가까운 곳에서 열심히 하고 나머지 10명가량은 놀도록 하는 게 좋다"면서 "(무슨 일을 하든) 10% 정도의 낭비는 각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놔두면 그 안에서도 뜻밖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요시노 펠로는 올 12월 스웨덴에서 열리는 수상식에서 환경문제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발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리튬전지의 발명으로 현재의 모바일 IT 사회가 태어났다며 자신이 노벨상을 받게 된 하나의 이유로 그 점을 들었다.
수상하게 된 다른 이유로는 미래 환경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으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연구 성과물을 환경문제 해결로 연결 지을 구상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노벨상 수상이 결정된 후 '연구에선 유연성과 집념이 중요하다'고 해온 본인의 지론에 대해서도 부연 설명했다.
"연구에는 벽이 부닥치는 일이 반복됩니다.
그 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념이 필요하죠. 이른바 '강'(剛)입니다.
그러나 강함만으로는 부서질 수 있기 때문에 정반대의 부드러운 점을 갖고 있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습니다.
양쪽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면 절대로 안 됩니다.
" 요시노 펠로는 노벨상을 꿈꾼다면 "35세 때에 뭔가 스타트를 끊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은 '몇살부터 연구를 시작했느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자신은 33세이고, 대략적인 평균은 35세라면서 "35살 때에 뭔가 시작하면 이룰 공산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겠지만 35세는 어느 정도 경험도 있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기회가 남아 있는 나이"라며 35세에 승부수를 걸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좌우명을 '챌린지'(도전하라)라고 소개했다.
도전하는 마음은 호기심에서 나온다고 한 요시노 펠로는 자신이 앞으로 도전할 분야는 환경문제라면서 리튬이온전지의 '장기신뢰성'(長期信賴性)을 높이고 한층 싼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일에 힘을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
LG, 삼성 등 리튬전지 관련 한국 기업에 아는 사람이 많고 매년 몇 차례씩 한국에 간다는 요시노 펠로는 민간기업에 몸담고 연구·개발하는 것은 성과가 제품이 되어 세계를 바꾸는 역동적인 면에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취재 보조: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연합뉴스
'노벨상 강국' 배경엔 교육…"노벨상은 기초연구부터 시작"
"5G 등 신기술, 한일협력 유망…日, AI·5G 뒤처져"
"끝까지(とことん) 옥신각신해 보는 쪽이 좋지 않을까요.
"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요시노 아키라(吉野彰·71) 아사히카세이(旭化成)㈜ 명예 펠로는 한일 간의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
요시노 펠로는 31일 오후 도쿄 히비야미쓰이타워에 있는 아사히카세이 본사 소회의실에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인터뷰 중에 악화한 한일관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연구인으로서 정치 문제와 관련해 해줄) 어드바이스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서로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요시노 펠로는 "어쩔 수 없는 수준까지 서로 옥신각신하다 보면 '양쪽에서 그러지 말자'는 분위기가 생기게 된다"며 "너무 어중간하게 해결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中途半端に解決しないほうが良い)"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에서 정치 문제가 경제 영역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그는 "정치 문제로는 아베 (신조)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조언했다.
정상회담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한일 간 현안을 정상 간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을 에둘러 한 것으로 보인다.
요시노 펠로는 일본 국적의 25번째 노벨상 수상자이고 화학상으론 8번째 영예를 안았다.
일본이 노벨상 수상 강국이 된 배경에 대해선 교육제도를 거론했다.
일본 교육시스템의 어떤 점이 비결인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여러 종류의 사람과 공부하는 것이 노벨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노벨상은 기초연구부터 시작된다"며 "기초연구가 노벨상을 목표로 할 때 큰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노벨상을 안긴 리튬이온전지 개발도 한 개 제품을 발명한 것이지만, 그 근원을 더듬어보면 후쿠이 겐이치(福井謙一·1918∼1998, 198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의 '프런티어 궤도' 이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시노 펠로는 역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는 한일 양국 간의 협력이 유망한 미래 산업 분야로 5G(5세대 이동통신)와 AI(인공지능)를 꼽았다.
그는 "앞으로는 5G 같은 새로운 기술이 퍼져나갈 것"이라며 "그런 부분은 한국도 강해 일본과 함께 해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AI나 5G의 기술에서는 뒤처져 있다고 했다.
요시노 펠로는 기초연구의 경우 한 집단을 이루는 구성원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연구에 100명이 관계한다면 90명 정도는 가까운 곳에서 열심히 하고 나머지 10명가량은 놀도록 하는 게 좋다"면서 "(무슨 일을 하든) 10% 정도의 낭비는 각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놔두면 그 안에서도 뜻밖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요시노 펠로는 올 12월 스웨덴에서 열리는 수상식에서 환경문제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발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리튬전지의 발명으로 현재의 모바일 IT 사회가 태어났다며 자신이 노벨상을 받게 된 하나의 이유로 그 점을 들었다.
수상하게 된 다른 이유로는 미래 환경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으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연구 성과물을 환경문제 해결로 연결 지을 구상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노벨상 수상이 결정된 후 '연구에선 유연성과 집념이 중요하다'고 해온 본인의 지론에 대해서도 부연 설명했다.
"연구에는 벽이 부닥치는 일이 반복됩니다.
그 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념이 필요하죠. 이른바 '강'(剛)입니다.
그러나 강함만으로는 부서질 수 있기 때문에 정반대의 부드러운 점을 갖고 있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습니다.
양쪽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면 절대로 안 됩니다.
" 요시노 펠로는 노벨상을 꿈꾼다면 "35세 때에 뭔가 스타트를 끊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은 '몇살부터 연구를 시작했느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자신은 33세이고, 대략적인 평균은 35세라면서 "35살 때에 뭔가 시작하면 이룰 공산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겠지만 35세는 어느 정도 경험도 있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기회가 남아 있는 나이"라며 35세에 승부수를 걸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좌우명을 '챌린지'(도전하라)라고 소개했다.
도전하는 마음은 호기심에서 나온다고 한 요시노 펠로는 자신이 앞으로 도전할 분야는 환경문제라면서 리튬이온전지의 '장기신뢰성'(長期信賴性)을 높이고 한층 싼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일에 힘을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
LG, 삼성 등 리튬전지 관련 한국 기업에 아는 사람이 많고 매년 몇 차례씩 한국에 간다는 요시노 펠로는 민간기업에 몸담고 연구·개발하는 것은 성과가 제품이 되어 세계를 바꾸는 역동적인 면에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취재 보조: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