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들이 흩뿌려진 바다…섬과 섬 위를 날다…나만 알고픈, 베트남의 '숨은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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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채지형의 구석구석아시아 (13)
베트남 푸꾸옥
채지형의 구석구석아시아 (13)
베트남 푸꾸옥
베트남에서 가장 큰 생소한 섬
베트남을 수십 차례 들락날락했지만 푸꾸옥(Phu Quoc)은 생소했다. 뿌꾸억, 푸꾸억, 발음도 쉽지 않았다. 한문으로는 부국(富國)이라고 쓰여 있었다. 뜻을 보니 자연도 사람도 풍요로울 것 같은 막연한 기분이 들었다. 호기심이 모락모락 올라왔고, 바로 항공사 홈페이지를 열었다.
푸꾸옥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이다. 크기는 제주도 약 3분의 1로, 연평균 기온은 27도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을 즐기고 아침저녁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주변에 28개의 섬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지도를 보면 캄보디아가 더 가깝다. 베트남 본토에서는 약 45㎞ 떨어져 있지만 캄보디아 땅에서는 12㎞ 거리에 있다. 한없이 평화로운 분위기 뒤에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영토 분쟁이라는 힘겨운 역사가 있었다. 1975년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정부 때는 캄보디아에 속하기도 했다.
해안선만 150㎞ 해변 풍경 각양각색
푸꾸옥에는 밀가루처럼 곱디고운 모래를 자랑하는 해변이 여럿 있다. 대표적인 해변이 사오비치와 켐비치다. 이름도 곱다. ‘사오(Sao)’의 뜻은 별, ‘켐(Khem)’은 아이스크림을 의미한다. 사오비치는 약 3㎞에 걸쳐 모래사장이 길게 이어져 있다. 가만히 모래사장에 앉아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빛을 받은 모래가 반짝이는 모습과 아이들의 청량감 넘치는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행복 바이러스가 사방으로 퍼진다.
푸꾸옥은 해안선만 150㎞로, 긴 해안선만큼 해변 풍경도 각양각색이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여행자를 위한 액티비티도 다양하다. 제트 스키와 패러 세일링을 즐기는 여행자들로 푸른 바다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비치 의자에 누워 나른하게 쳐다보고만 있어도 충전이 되는 느낌이었다.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 케이블카
출발 지점은 푸꾸옥섬 남부에 있는 안토이(An Thoi) 역이었다. 입구에서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조형물이 여행자를 맞이했다. 흥겨움이 배가 됐다. 케이블카에 오르니 발밑으로 끝도 없는 바다와 점점이 박혀 있는 배가 펼쳐져 있었다. 360도 파노라믹뷰가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어촌마을과 진주 양식장도 보였다.
생전 처음 케이블카를 타본 사람처럼, 드넓은 바다 위를 두둥실 20여 분 날았다. 케이블카 길이는 7899.9m로, 2018년 기네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 시스템”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1.5㎞인 여수 해상 케이블카의 약 다섯 배에 달하는 길이다. 케이블카에서는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풍광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케이블카는 이름 모를 섬을 하나씩 다섯 개나 넘었다. 망망대해. 끝없는 바다가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360도 바다 풍광과 혼톰 섬에서 즐기는 바다
혼톰섬에서 서너 시간 놀았을까. 다음에 온다면 수영복과 비치타월을 챙겨오리라 다짐하며,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케이블카로 향했다. 돌아오는 케이블카 안에서도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길고 긴 케이블카라 아쉬움이 남지 않을 줄 알았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린 뒤에도 은빛 반짝이는 바다가 계속 따라왔다.
대학을 콘셉트로 한 이색 호텔
휴식을 찾으러 온 여행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숙소. 워터파크와 놀이동산, 골프장, 사파리까지 갖춘 빈펄리조트부터 공항에서 접근성이 좋은 노보텔, 럭셔리 호텔인 살린다 프리미엄리조트, 광활한 수영장을 자랑하는 프리미어빌리지까지 선택의 여지도 넓어지고 있다. 리조트들이 각기 개성을 뽐내고 있지만, 가장 특색 있는 호텔을 꼽으라면 JW 메리어트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스파다. 유명 호텔 건축가인 빌 벤슬리(Bill Bensley)가 설계한 호텔로, 라마르크(Lamarck) 대학이 콘셉트다. 라마르크대는 프랑스 생물학자 장 밥티스트 라마르크에서 딴 이름으로, 호텔을 실험실과 도서관, 박물관까지 진짜 대학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섬세하게 꾸며놨다. 레트로한 분위기의 벽화도 특별한 재미다. 리조트를 돌아다니면 19세기 유럽의 어느 캠퍼스를 걷는 기분이 든다. 구석구석 베트남 문화도 녹아 있다. 호텔의 거리는 호이안의 옛 거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입구를 지키고 있는 커다란 개는 푸꾸옥의 토종견을 상징한다. 고풍스러운 가구와 가슴에 새기고 싶은 문구, 위트 넘치는 그림을 좇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흐른다.
느억맘과 후추, 그리고 진주
베트남의 다양한 특산물을 볼 수 있는데, 푸꾸옥에서 유독 흔하게 볼 수 있는 보석이 있다. 진주다. 푸꾸옥은 진주양식으로 유명하다. 순백색 진주부터 오묘한 색을 뽐내는 특이한 진주까지 종류도 여러 가지다. 해산물이 풍부한 섬답게 각종 해산물 식당도 줄줄이 이어져 있다. 싱싱한 크랩 전문점을 비롯해 서서 맛볼 수 있는 한 접시 해산물까지 다채롭다. 걷다 보면 맛보기 땅콩을 손바닥에 얹어준다. 한번 맛을 보면 고소함에 지갑이 절로 열린다.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후추와 느억맘(Nuoc Mam) 소스도 챙겨보자. 푸꾸옥은 베트남에서도 손꼽히는 느억맘 소스와 후추 생산지다. 느억맘 소스는 거의 모든 베트남 요리에 들어가는 생선 소스로, 푸꾸옥에서 생산한 제품을 최고로 친다. 푸꾸옥 근처에서 잡히는 멸치가 영양이 풍부하고 향기가 좋기 때문이다. 기념품으로 추천하고 싶지만, 혹시 파손될까 걱정이라면 후추도 좋다. 푸꾸옥의 대표 특산품 중 하나가 후추다. 시장에서 흑후추, 적후추, 백후추 등 다양하고 질 좋은 후추를 구입할 수있다. 야시장은 오후 5시부터 문을 열며 저녁 8시 전후로 가장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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