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의 정석' 실천 하토야마 전 총리…"역사 교훈이 미래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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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 노동자·위안소 모형 앞에서 두 손 모으고 묵념
"국가협정으로 개인청구권 소멸하지 않아…세계의 상식, 일본도 따라야"
!['사죄의 정석' 실천 하토야마 전 총리…"역사 교훈이 미래를"(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1910/AKR20191012031851051_01_i.jpg)
2015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지난해 경남 합천 원폭 피해자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사죄한 데 이어 올해도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피해자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몸소 실천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2일 오전 부산 남구에 있는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했다.
전날 방한한 하토야마 전 총리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다.
2015년 12월 개관한 이곳은 일제에 의해 자행된 강제동원 참상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일본 고위 관계자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역사관 개관 이후 처음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역사관 4∼5층 전시실을 꼼꼼하게 둘러봤다.
이곳에는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과 강제동원 참상을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재현 모형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사죄의 정석' 실천 하토야마 전 총리…"역사 교훈이 미래를"(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1910/AKR20191012031851051_02_i.jpg)
안타까운 역사 기록을 마주했을 때는 두손을 모아 기도하고 짧게 묵념하며 애도를 표했다.
탄광 노동자 모습과 일본군 위안소 재현 모형 앞에서도 애도를 하면서 발길을 한참 떼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7층 옥상에 마련된 추모공원 내 추모탑 앞에서 헌화하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가 준비한 화환에는 '역사의 교훈이 미래를 만든다'는 내용으로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일침을 가하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그는 "당시 2천만명 밖에 없던 조선인 중 약 800만명에 달하는 분들이 일제에 동원돼 군인, 군속, 노동자로서 고생하고 목숨까지 잃게 됐다"면서 "과거에 저질렀던 역사를 제대로 직시하자는 의미에서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인이 이 역사관을 방문해 겸허하게 역사 진실을 봤으면 좋겠다"면서 "무한 책임으로써, 전쟁범죄의 가해자로서 많은 상처를 입힌 데 대해 역사의 사실을 보기 위해 왔고, 역사에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분가량 짧은 소감을 말하면서 '사죄드린다'는 말을 세 차례나 언급하기도 했다.
!['사죄의 정석' 실천 하토야마 전 총리…"역사 교훈이 미래를"(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1910/AKR20191012031851051_03_i.jpg)
하토야마 전 총리는 "원래 제가 현직 총리일 때 여러 가지 사죄를 했었어야 한다"면서 "현재 일본에서, 제 영향력이 내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 정권하에서 (일본) 미디어는 저의 이런 행동(사과)에 대해 보도하고 있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런데도 그가 방한해 사과를 이어 나가는 것은 "리버럴(진보적인)한 생각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한하는 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집회나 매체를 통해 자국에도 전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아베 정부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기존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일 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해결됐다는 게 일본 주장인데, 국가 간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하지 하는 것이 아니며, 이것은 세계의 상식인 만큼 일본도 이에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죄의 정석' 실천 하토야마 전 총리…"역사 교훈이 미래를"(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1910/AKR20191012031851051_04_i.jpg)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경제가 20∼30년간 하락세에 있는데 중국과 한국은 성장하는 것에 대한 시샘과 질투가 있다"면서 "일본 경제가 하락한 만큼 '강한 일본'을 주장하는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고 일본 전체가 우경화된 것에도 기인한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전날 한국을 방문했다.
전날에는 경남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며 권양숙 여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만나 담소를 나눴다.
오후에는 부산대를 방문해 '한반도 문제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사죄의 정석' 실천 하토야마 전 총리…"역사 교훈이 미래를"(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1910/AKR20191012031851051_05_i.jpg)
2015년 8월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해 추모비에 무릎을 꿇고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남 합천의 원폭 피해자를 찾아 무릎을 꿇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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