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이종걸·민병두 등 SNS서 '조국 수호' 선봉장 자처
'중진 물갈이론' 의식한 '친문 구애' 행보 분석도
"초선 같은 중진"…'조국 정국' SNS서 존재감 키우는 與 중진들
'조국 정국'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여당 중진 의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중진 의원들은 SNS 활동을 통해 '조국 수호대'를 자처하며 야당의 거센 공세를 막아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 행태를 앞장서서 비판하는 공격수도 자처하고 있다.

6선의 이석현 의원과 5선의 이종걸 의원, 3선의 민병두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 SNS는 초선 의원들의 주 활동 영역으로 여겨져 온 만큼 이들의 움직임을 두고 당내에서는 '초선 같은 중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종걸 의원은 '조국 정국'이 본격화한 8월 중순부터 하루가 멀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 장관 관련 검찰 수사를 비판 중이다.

이 의원은 '오프라인' 활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에서 여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연단에 올라 윤석열 검찰총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이석현 의원은 일주일에 2∼3회꼴로 조 장관 옹호 글을 게시하고 있다.

지난 4일 게시물에서는 "검찰개혁이 목적이지 '조국 수호'가 목적이냐는 분들이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며 "검찰개혁 투지를 안 놓고 버틸 사람, 조국 말고 또 있으면 말해보라"며 '조국 수호'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병두 의원은 주말인 5일 페이스북에 "조 장관이 검찰 비리 사건에 대해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2건의 글을 연달아 올렸다.

중진들의 이 같은 왕성한 SNS 활동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향한 사실상의 구애 행보라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중진 물갈이론'에 따른 위기감의 발로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민주당이 의원 평가 시 SNS 활동 실적에 따라 가점을 주도록 한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의원 평가 대상 기간이 작년 6월부터 이달 말까지인 만큼, 의원들은 공천 불이익 대상인 '하위 20%'를 피하고자 가점을 받기 위해 저마다 막판 스퍼트를 내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 지도부나 원내 지도부에 속해 있지 않은 일반 중진들로서는 정기적인 현안 발언 기회가 특별히 없기 때문에 존재감 확보에는 SNS만 한 수단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이들의 행보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분열의 정치'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진들이 핵심 지지층 맞춤형 강성 발언을 하는 것은 당의 중심을 잡기 위한 지지층 결집용이기도 하지만, '중진 물갈이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