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적절성 문제에 靑 관계자 "더 할 말 없어"…여론추이 촉각 세워
文대통령 檢 행태 문제제기하면서도 '수사외압' 논란 언급 안 해
강기정 "檢, 조용히 수사하라" 발언도 논란…靑 "개인 의견" 선 그어
'조국-검사 통화논란' 직접 대응 삼간 靑…참모들 설화 '곤혹'(종합)
청와대는 27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자택을 압수수색 중인 검사와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며 '수사 외압'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여론의 추이를 지켜봤다.

그야말로 '신중 모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조 장관 본인은 물론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나.

청와대가 입장을 밝힐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앞서 이 총리는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이 검사와 통화한 것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태도는 청와대가 조 장관의 통화를 두고 적절하다고 하든, 부적절하다고 하든 그 자체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고민정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아무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는데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주기 바란다"며 사실상 검찰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조 장관과 검사 간 통화 사실이 전날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대정부질문에서 공개되며 한국당과 검찰 간 '내통' 의혹까지 불거지는 등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우회로 제기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조 장관이 검사와 통화한 것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조 장관이 검사와 통화한 사실 자체가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는 만큼 문 대통령 역시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국-검사 통화논란' 직접 대응 삼간 靑…참모들 설화 '곤혹'(종합)
이런 가운데 청와대 참모진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겹치면서 청와대 내부에서는 곤혹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전날 전남 순천시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균형발전 정책박람회 기조강연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니 검찰에 수사를 해도 조용히 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그 말을 듣지 않았고, 대통령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회담을 하는 시간에 우리가 보았던 그런 일(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야권을 중심으로는 강 수석의 발언에 대해 수사에 외압을 가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까지 나서 검찰에 윽박지른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 수석은 페이스북 글에서 "검찰에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은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과 당에서 쏟아진 다양한 발언들을 말한 것"이라며 검찰에 직접 연락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강 수석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SNS에 제가 글을 올린 것들이 언론을 통해 검찰에 전달되고 있지 않나"라며 "제가 직접 검찰에 연락을 했다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검찰 관계자 중 저한테 연락받은 사람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강 수석의 발언이 사견에 불과하다는 점을 내세워 논란의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 수석이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얘기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해당 언급은) 개인적 공간에서 표현되는 사견으로, 청와대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이 말을 안 듣는다'는 언급을 강 수석이 공개적으로 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보는지 묻자 "문제가 있냐 없냐 하는 판단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