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7월24일 루머`가 사실로…예고된 참사?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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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후보물질(VM-202)에 대한 임상3상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실패했습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지난 24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헬릭스미스가 악성 루머에 대한 대응한 사례를 짚어 살펴본다면 예견된 참사를 너무 쉽게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미 관련 루머가 두 달 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알투바이오에서 집중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설명= 헬릭스미스가 7월24일 회사 홈페이지, 공지&뉴스에 올린 오늘의 루머>
▲ `악의가 담긴 험담`이 사실로
약 2달 전인 7월24일 헬릭스미스는 <<"임상3상에서 사용된 약물의 라벨이 잘못되어 3상 데이터를 전혀 사용할 수 없다"카더라>> 라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이 공지는 `선정 사유와 범인 분석, 팩트 체크, 판결, 부탁드립니다`로 구성했습니다. 기사를 쓰는 지금, 9월25일 오후 1시에도 이 공지는 회사 홈페이지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루머의 범인은 헬릭스미스를 너무 싫어하는 `병적 사디스트(sadist)`라고까지 공격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하나하나 따져 보도록 하죠.
만일 이런 루머가 시장에 유포됐다면, 회사측은 투자자와 주주 보호를 위해 악성 루머를 퍼뜨린 자에 대해 경찰,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에 수사를 의뢰하면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후 이 내용(약물 혼용)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만일 회사측이 이런 루머에 대해 내부에서 확인하고 적극 대처했다면 어떠했을까요?
여기서 헬릭스미스가 취할 행동은 3가지로 봅니다. 1) 정말 약이 혼용됐는지 임상대행기관(CRO)과 임상사이트(병원), 임상 관계자들에 대한 점검을 했어야 합니다.
단순 지라시 수준의 루머로 판단하고 점검을 안했다면, 회사 경영진들의 직무 유기로 보입니다.
물론 바이오 관련주들은 악성 루머에 많이 시달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헬릭스미스는 FDA에 보고했다거나 전자공시시스템상 공시를 한 적이 없습니다.(당연히 루머라고 선을 그엇기 때문이겠지요.)
자료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일이 발생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를 하게 되고, CRO는 소송으로 파산까지 하게 된다고 정리했습니다.
사안의 중대성으로 인해 헬릭스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중대한 벌을 받게 된다고까지 언급했습니다.
2) 내부에서 확인하고 알고 있었는데, 외부(언론 및 기관투자가 등)에 `쉬쉬했을 경우`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당시 헬릭스미스는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진행하는 기간이었고, 신라젠의 임상실패 등으로 인해 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랬다면, 이 부분 엄청나게 큰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저는 믿고 싶습니다.)
<헬릭스미스 유상증자 과정>
2019-05-28 유무상증자결정
2019-07-01 유상증자(주주배정후 실권주일반공모)에 따른 권리주주확정(6월 27일 권리락)
2019-07-24 <오늘의 루머> 공지
2019-08-01 유상증자 발행가액 13만 6,000원 확정
2019-08-06 기존 주주 청약완료
3)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조금만 신경썼다면...
김선영 대표는 기업설명회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썼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기업설명회의 얘기를 정리하면,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며 관리 부실을 인정하지는 않은 모양새로 비춰졌습니다.
기본적으로 임상시험에 있어서는 임상관련 참여자(의료진, MD)와 키 닥터(key doctor, 임상총괄 책임자), 그리고 업체 관계자들이 주기적으로 만나서 의사소통을 하고 임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합니다.
수 백억원을 들여서 하는 임상시험인데, 이 정도까지 관리하지 않았다면 그건 무능일까요? 아니면 방치한 것일까요?
한 번쯤 제대로 체킹만 했어도, 만일 늦어졌다면 빠르게 초동조치만 했더라도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 대목입니다.
회사 내부에서는 분명 감사와 통제 기능이 있었을텐데 말이죠.
어쩌면 헬릭스미스가 7월 24일 홈페이지에 올린 악성 루머라고 지적한 내용이 투자 결정의 단초가 됐던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헬릭스미스는 11월 미국 식품의약국과 미팅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헬릭스미스의 주장과 이유를 타당하다고 들어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FDA, 규정이 엄청 까다롭습니다.
헬릭스미스가 재가공한 데이터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객관성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헬릭스미스의 VM202, 임상 다시 차근차근 시작하면 됩니다. 성공할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하지만, 헬릭스미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연구자의 자세`입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양재준 성장기업부장 jjyang@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지난 24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헬릭스미스가 악성 루머에 대한 대응한 사례를 짚어 살펴본다면 예견된 참사를 너무 쉽게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미 관련 루머가 두 달 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알투바이오에서 집중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설명= 헬릭스미스가 7월24일 회사 홈페이지, 공지&뉴스에 올린 오늘의 루머>
▲ `악의가 담긴 험담`이 사실로
약 2달 전인 7월24일 헬릭스미스는 <<"임상3상에서 사용된 약물의 라벨이 잘못되어 3상 데이터를 전혀 사용할 수 없다"카더라>> 라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이 공지는 `선정 사유와 범인 분석, 팩트 체크, 판결, 부탁드립니다`로 구성했습니다. 기사를 쓰는 지금, 9월25일 오후 1시에도 이 공지는 회사 홈페이지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루머의 범인은 헬릭스미스를 너무 싫어하는 `병적 사디스트(sadist)`라고까지 공격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하나하나 따져 보도록 하죠.
만일 이런 루머가 시장에 유포됐다면, 회사측은 투자자와 주주 보호를 위해 악성 루머를 퍼뜨린 자에 대해 경찰,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에 수사를 의뢰하면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후 이 내용(약물 혼용)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만일 회사측이 이런 루머에 대해 내부에서 확인하고 적극 대처했다면 어떠했을까요?
여기서 헬릭스미스가 취할 행동은 3가지로 봅니다. 1) 정말 약이 혼용됐는지 임상대행기관(CRO)과 임상사이트(병원), 임상 관계자들에 대한 점검을 했어야 합니다.
단순 지라시 수준의 루머로 판단하고 점검을 안했다면, 회사 경영진들의 직무 유기로 보입니다.
물론 바이오 관련주들은 악성 루머에 많이 시달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헬릭스미스는 FDA에 보고했다거나 전자공시시스템상 공시를 한 적이 없습니다.(당연히 루머라고 선을 그엇기 때문이겠지요.)
자료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일이 발생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를 하게 되고, CRO는 소송으로 파산까지 하게 된다고 정리했습니다.
사안의 중대성으로 인해 헬릭스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중대한 벌을 받게 된다고까지 언급했습니다.
2) 내부에서 확인하고 알고 있었는데, 외부(언론 및 기관투자가 등)에 `쉬쉬했을 경우`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당시 헬릭스미스는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진행하는 기간이었고, 신라젠의 임상실패 등으로 인해 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랬다면, 이 부분 엄청나게 큰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저는 믿고 싶습니다.)
<헬릭스미스 유상증자 과정>
2019-05-28 유무상증자결정
2019-07-01 유상증자(주주배정후 실권주일반공모)에 따른 권리주주확정(6월 27일 권리락)
2019-07-24 <오늘의 루머> 공지
2019-08-01 유상증자 발행가액 13만 6,000원 확정
2019-08-06 기존 주주 청약완료
3)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조금만 신경썼다면...
김선영 대표는 기업설명회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썼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기업설명회의 얘기를 정리하면,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며 관리 부실을 인정하지는 않은 모양새로 비춰졌습니다.
기본적으로 임상시험에 있어서는 임상관련 참여자(의료진, MD)와 키 닥터(key doctor, 임상총괄 책임자), 그리고 업체 관계자들이 주기적으로 만나서 의사소통을 하고 임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합니다.
수 백억원을 들여서 하는 임상시험인데, 이 정도까지 관리하지 않았다면 그건 무능일까요? 아니면 방치한 것일까요?
한 번쯤 제대로 체킹만 했어도, 만일 늦어졌다면 빠르게 초동조치만 했더라도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 대목입니다.
회사 내부에서는 분명 감사와 통제 기능이 있었을텐데 말이죠.
어쩌면 헬릭스미스가 7월 24일 홈페이지에 올린 악성 루머라고 지적한 내용이 투자 결정의 단초가 됐던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헬릭스미스는 11월 미국 식품의약국과 미팅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헬릭스미스의 주장과 이유를 타당하다고 들어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FDA, 규정이 엄청 까다롭습니다.
헬릭스미스가 재가공한 데이터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객관성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헬릭스미스의 VM202, 임상 다시 차근차근 시작하면 됩니다. 성공할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하지만, 헬릭스미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연구자의 자세`입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양재준 성장기업부장 jj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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