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 "제국주의 모방하는 일본 정책 반시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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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 '러일전쟁' 출간…"한반도 식민지배 위해 계획한 범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지도부가 최근 펼치는 행보를 보면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에 대한 환상 혹은 동경이 사고의 기저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화헌법 개정과 군사력 강화 움직임, 징용 피해자 배상청구권을 인정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반발과 그로 인한 경제 갈등, 독도 영유권 관련 교과서 기술 구체화 등이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한다.
일본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24일 중구 순화동천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국주의를 모방한 일본 대외정책은 여러모로 반시대적으로,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가진 절망감을 표현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에서 사용을 허락해 논란이 된 욱일기와 관련해서는 "일본 국민 스스로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와다 교수는 한길사가 펴낸 '러일전쟁: 기원과 개전' 번역본 출간을 맞아 방한했다.
그는 동북아시아 관계사 연구자로 잘 알려졌으나, 초기에는 러시아사와 소련사를 공부했다.
일본에서는 2009년과 2010년 상·하권이 나온 이 책은 일본과 러시아는 물론 한국에 있는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1904년 전쟁이 발발하게 된 흐름을 고찰하기 위해 서사극 형태로 집필했으며, 등장인물은 9개국 700여명에 달한다.
학술서로도 활용되도록 각주 2천여 개를 달았다.
와다 교수는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조선전쟁으로서 러일전쟁을 들여다보고 싶었다"면서 "청일전쟁이 제1차 조선전쟁이라면, 러일전쟁은 제2차 조선전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전쟁을 원하지 않았으나, 일본이 용의주도하게 계획해 일으킨 범죄가 바로 러일전쟁"이라며 "전쟁으로 일어난 가장 중요한 결과는 일본이 대한제국을 말살하고, 조선 전역을 식민지배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와다 교수는 일본에서 국민 소설가로 통하는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 1923∼1996)의 소설 '언덕 위의 구름'을 거론하면서 "일본인들은 러일전쟁이 언덕 위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치른 훌륭한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전쟁을 떠올릴 때 조선은 완전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러일전쟁을 일본과 러시아 간 전쟁이 아니라 동아시아 역학관계의 변동 원인으로 보는 그는 고종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일본 간섭과 지배에 일관되게 저항했고, 부친인 흥선대원군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며 백성 생활을 배려하는 마음도 품었다는 것이다.
와다 교수는 "당시 조선인 중에는 러시아를 진정 두려운 적으로 여겨 일본이나 중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지만, 고종의 일본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명확했다"고 강조했다.
책을 통해 한 세기 전 일제 야욕
을 낱낱이 드러낸 그는 "일본이 제국주의적 팽창을 하면서 조선을 합병하고 식민지배에 이른 역사를 소상하게 설명하고자 했다"며 "일본이 반성하고, 한국이 일본의 반성을 받아들이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연합뉴스
평화헌법 개정과 군사력 강화 움직임, 징용 피해자 배상청구권을 인정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반발과 그로 인한 경제 갈등, 독도 영유권 관련 교과서 기술 구체화 등이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한다.
일본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24일 중구 순화동천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국주의를 모방한 일본 대외정책은 여러모로 반시대적으로,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가진 절망감을 표현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에서 사용을 허락해 논란이 된 욱일기와 관련해서는 "일본 국민 스스로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와다 교수는 한길사가 펴낸 '러일전쟁: 기원과 개전' 번역본 출간을 맞아 방한했다.
그는 동북아시아 관계사 연구자로 잘 알려졌으나, 초기에는 러시아사와 소련사를 공부했다.
일본에서는 2009년과 2010년 상·하권이 나온 이 책은 일본과 러시아는 물론 한국에 있는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1904년 전쟁이 발발하게 된 흐름을 고찰하기 위해 서사극 형태로 집필했으며, 등장인물은 9개국 700여명에 달한다.
학술서로도 활용되도록 각주 2천여 개를 달았다.
와다 교수는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조선전쟁으로서 러일전쟁을 들여다보고 싶었다"면서 "청일전쟁이 제1차 조선전쟁이라면, 러일전쟁은 제2차 조선전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전쟁을 원하지 않았으나, 일본이 용의주도하게 계획해 일으킨 범죄가 바로 러일전쟁"이라며 "전쟁으로 일어난 가장 중요한 결과는 일본이 대한제국을 말살하고, 조선 전역을 식민지배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와다 교수는 일본에서 국민 소설가로 통하는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 1923∼1996)의 소설 '언덕 위의 구름'을 거론하면서 "일본인들은 러일전쟁이 언덕 위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치른 훌륭한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전쟁을 떠올릴 때 조선은 완전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러일전쟁을 일본과 러시아 간 전쟁이 아니라 동아시아 역학관계의 변동 원인으로 보는 그는 고종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일본 간섭과 지배에 일관되게 저항했고, 부친인 흥선대원군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며 백성 생활을 배려하는 마음도 품었다는 것이다.
와다 교수는 "당시 조선인 중에는 러시아를 진정 두려운 적으로 여겨 일본이나 중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지만, 고종의 일본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명확했다"고 강조했다.
책을 통해 한 세기 전 일제 야욕
을 낱낱이 드러낸 그는 "일본이 제국주의적 팽창을 하면서 조선을 합병하고 식민지배에 이른 역사를 소상하게 설명하고자 했다"며 "일본이 반성하고, 한국이 일본의 반성을 받아들이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