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제주에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시설 피해는 물론 정전과 단수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 곳곳에서 최대순간풍속 초속 20∼35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시간당 20∼3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강풍을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96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시 화북동 삼화LH아파트 입구 사거리에 있는 신호등이 꺾여 도로를 침범했고, 건입동과 조천읍 등에서 전신주가 크게 기울어 소방당국이 각각 안전조치했다.
또 서귀포시 서호동의 한 주택에서는 강한 바람으로 태양광 패널이 무너지고, 하원동과 동홍동 등 곳곳에서 나무가 쓰러져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제주시 화북동 화북포구와 추자면 신양항에 정박 중인 레저 보트 각 1척이 전복됐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농경지와 도로, 주택 등이 침수되고, 건물 외벽 타일과 벽돌 등이 파손되거나 유리창이 깨진 곳도 있었으며, 간판이 강풍에 떨어지거나 교통표지판과 가로등이 쓰러지는 등 시설물 피해가 잇따라 현장 안전조치가 진행됐다.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11시 제주시 한경면을 시작으로 오후 2시 현재까지 제주도내 1천327가구가 정전됐다.
이 가운데 현재 전력 복구가 되지 않은 곳은 제주시 한경면과 서귀포시 색달동·호근동·대정읍 등 947가구다.
서귀포시 표선면 등 380가구는 정전 복구가 완료됐다.
한전은 대부분 강풍으로 인해 전선이 끊어져 정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비바람이 강해 애를 먹고 있다"며 "태풍이 지나면 원활히 복구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주시 건입동 등에서 4건의 단수가 발생해 현재 응급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퍼붓는 장대비에 하천 범람의 우려도 커지면서 제주도는 산지천과 한천, 병문천 등 하천 인근 출입을 통제하고, 실시간으로 수위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수위는 한천교(5m) 1.82m, 남수교(5m) 0.44m, 동산교(8m) 1.29m 등이다.
제주도는 교량높이의 1m 이하로 수위가 들어차면 '위험수위'로 지정하고 있으며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대 사거리 한북로 방향 일부 차선과 방선문 계곡 출입문, 제주 부민장례식장 남측 오등동 방향 진입로 등은 불어난 물로 현재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태풍의 근접시기와 만조 시기가 겹쳐 매우 높은 물결이 해안가나 방파제를 넘을 수 있다"며 "해안가 저지대 침수와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주의하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17호 태풍 '타파'는 이날 오후 3시께 제주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며, 제주도 전체가 초속 25m 이상 강풍 범위 안에 들 것으로 보인다.
타파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5m의 중형 태풍으로 서귀포 남쪽 약 110㎞ 해상에서 시속 28㎞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