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캐릭터의 실제 모델인 하승균(73) 전 총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특정 소식에 "화가 나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아직도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의 이름과 그날의 날씨를 또렷하게 기억한다는 하 전 총경은 19일 사건 브리핑이 열린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직접 찾았다.

하 전 총장은 화성 사건 당시 경기도에서 알아주는 `사건통`으로 불리며 수원경찰서 형사계장으로 재직했다. 10여년 전 퇴직했다.

최근까지도 사건 제보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진범을 잡더라도 처벌을 못 한다고 한다"며 "용의자의 실제가 밝혀져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화가나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연합뉴스에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전날 저녁쯤 한 언론사 기자로부터 유력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소식을 처음으로 들었다고 한다.

하 전 총경은 "여러 루트를 거친 결과 경찰이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재 다른 범죄로 수감 중인 그를 만나러 교도소 면회를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목격자의 진술과 당시 자료가 내 머릿속에 다 있다"며 "(내가 그려온 범인이 맞는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 전 총경은 지난 2016년 `화성연쇄살인사건 30주년`을 맞아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간의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진범은 현재 키 168㎝ 정도에 마른 체구의 B형 50대 남성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개최한 브리핑에서 용의자 A(56)씨의 DNA가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3차례 사건은 5, 7, 9차 사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 여성의 속옷에서 A씨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살인의 추억 실제 형사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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