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70%, 수입에 의존…올해 1∼7월 사우디산 원유 15.7%로 최다
사우디 원유 의존도 높은 중국 '긴장'…"거대한 블랙스완 출현"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국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원유 시설 피습 사태로 인한 유가 불안이라는 추가 복병까지 나타났다.

셰일 혁명으로 원유 자급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미국과 달리 중국은 전체 사용 원유의 70%를 수입하는 원유 수입 대국이다.

18일 경제지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중국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올해 1∼7월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천475만t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가 전체 수입 원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중국은 러시아(15.18%)에서 많은 원유를 수입했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주요 석유 조달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란, 이라크, 앙골라 등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도입이 불가능해진 데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현재는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작년 중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미국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2.7%가량이었다.

중국의 해외 원유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주요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 피습 사태는 중국에서 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8년 중국의 해외 원유 의존도는 전년보다 2.4%포인트 오른 70.8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만 해도 중국의 수입 원유 의존도는 30%에 채 미치지 못했는데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함께 해외 원유 의존도도 급등한 것이다.

중국 경제 매체 허쉰(和迅)은 아람코 원유시설 피습 사태를 두고 "한 마리의 거대한 블랙 스완이 출현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랙 스완이란 대단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원유 가격 불안은 가뜩이나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신음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은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최악인 6.2%까지 떨어져 올해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을 6.0%로 정한 중국 정부는 현재 비상에 걸린 상태다.

시티그룹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석유 공급 충격은 자동차 연료 가격과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을 초래해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원유 가격이 10% 오를 때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6bp(1bp=0.01%)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중국 동방증권도 추가 유가 급등이 현실화한다면 물가 외에도 국내총생산(GDP), 수출입, 취업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동방증권은 국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르는 심각한 상황을 가정했을 때 GDP, 수출, 취업률이 각각 0.09%포인트, 2.18%포인트, 0.66%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