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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 배삼식 작가 "인간에게서 자비를 발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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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1945' 기자간담회…27∼28일 서울공연
    '1945' 배삼식 작가 "인간에게서 자비를 발견하고 싶었다"
    남을 깊이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 '자비(慈悲)'.
    2차 세계대전의 격랑 속에 독립운동가와 친일파가 뒤섞였던 만주 땅에도 자비란 있었을까.

    국립오페라단이 17일 예술의전당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작 오페라 '1945' 연습 장면을 공개했다.

    작품은 1945년 가을 만주를 배경으로 한다.

    일본의 패망으로 해방을 맞이한 조선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머무는 전재민(戰災民) 구제소는 다양한 인간군상으로 북적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글강습회를 열어보려 했던 지식인 '구원창', 떡 장사를 하고픈 현실적인 아내 '김순남', 오갈 데 없는 밑바닥 인생이지만 만나자마자 정분을 통하는 '장막난'과 '박섭섭' 등이 살을 맞대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곳에 조선 여인 '분이'와 일본 여인 '미즈코'가 도착하며 이야기는 출발한다.

    분이와 미즈코는 일본군 위안소에서 치욕스러운 삶을 함께 견뎠다.

    조선으로 향하는 열차에는 조선인만 탈 수 있지만, 분이는 함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미즈코를 버릴 수 없다.

    '1945' 배삼식 작가 "인간에게서 자비를 발견하고 싶었다"
    원작자인 배삼식(49) 작가는 "인간이 문명 속에서 무리 지어 사는 한 도덕적 가치 판단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한 인간의 구체적인 삶 앞에 설 때, 그런 가치 판단이 억압과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돌아볼 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이 작품을 쓰면서 항상 '자비'라는 말을 떠올렸다.

    따뜻한 슬픔, 자애로운 슬픔을 인간에게서 발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 작가의 따뜻한 시선 속에서 분이는 미즈코를 벙어리 동생으로 속이고 자매 행세를 한다.

    결국 국적이 들통난 미즈코에게 조선 사람들의 분노가 쏟아질 때도, 분이는 그를 품으며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숭고함을 지킨다.

    미즈코는 아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자식을 품었지만 끝내 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분이 역의 소프라노 이명주는 "누구에게나 차마 말할 수 없는 아픔이 하나쯤은 있다.

    저도 그랬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언젠가는 이 터널을 지나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았다"며 "제가 느꼈던 이런 감정을 노래에 녹여내면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미즈코 역의 소프라노 김순영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미즈코가 그저 불쌍하고 슬펐다.

    그런데 고선웅 연출께서 굉장히 슬픈 장면을 해학적으로, 웃을 수밖에 없게 표현하시더라. 그게 더욱 슬펐다"고 했다.

    '1945' 배삼식 작가 "인간에게서 자비를 발견하고 싶었다"
    오페라 '1945'를 만드는 주역은 또 있다.

    최우정 작곡가와 정치용 지휘자다.

    최 작곡가가 1930∼40년대 유행한 창가와 군가 등을 차용해 곡을 붙였고, 정 지휘자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최 작곡가는 "제 외가가 평안북도 철산이다.

    어머니를 통해 과거 역사적 질곡을 겪은 세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자연스럽게 몸에 스며들어있던 그 이야기가 음악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 지휘자는 "서양 오페라 못지않은 한국 작품이 나오길 늘 고대해왔다.

    '1945'를 만나며 그런 바람이 이뤄졌다"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문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고 연출은 "배삼식 작가, 최우정 작곡가, 정치용 지휘자를 비롯해 출연진 모두 잘 도와주셔서 전혀 어려운 게 없다.

    연습하면서 그저 감탄하는 게 제가 하는 일"이라며 "많이 보러 와주시면 좋겠다" 고 당부했다.

    공연은 오는 27∼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0월 4∼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서울 공연 관람료는 1만∼8만원.
    '1945' 배삼식 작가 "인간에게서 자비를 발견하고 싶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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