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확대경] KLPGA는 외국인 무덤 …낯선 환경·높아진 한국 선수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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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박채윤(25)에 역전패를 당한 넬리 코르다(미국)는 대회에 출전한 선수 132명 가운데 세계랭킹(10위)이 가장 높다.
미국 선수로는 3위 렉시 톰프슨 다음이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호주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8차레나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데서 알 수 있는 실력이 탄탄하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나섰기에 우승 가능성이 무척 높았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코르다의 역전패로 KLPGA투어가 외국인 선수에게 난공불락이라는 명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KLPGA투어의 외국인 챔피언은 지난 2015년 한화클래식을 제패한 노무라 하루(일본)가 마지막이다.
4년이 넘도록 외국인 우승자가 없다.
그런데 어머니가 한국인인 노무라는 문민경이라는 이름으로 주니어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다.
2014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KLPGA투어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그 역시 한국인 부모를 둔 한국 태생이다.
게다가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는 한국 땅이 아니라 대만에서 열렸다.
한국계가 아닌 외국인이 한국땅에서 K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5년 엑스캔버스 여자오픈을 제패한 줄리 잉크스터(미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잉크스터 이전에는 7번이나 외국인이 KLPGA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그렇다면 2005년 이후 KLPGA투어가 외국인 무덤이 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의 분석으로는 낯선 코스와 경기 환경과 KLPGA투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가장 큰 원인이다.
KL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대개 산악 지형에 있다.
산악 지형 코스는 볼이 떠서 날아가는 거리와 구르는 거리가 평지와 사뭇 다르다.
원정 온 외국인 선수에게는 정확한 거리 계산이 어렵다.
볼이 떨어져도 괜찮은 지역과 절대 볼을 보내서는 안 되는 지역으로 갈리는 산악 지형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 한두 번으로는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다.
안성현 SBS 골프 해설위원은 "산악 지형에 블라인드 홀이 많은 국내 코스는 자주 쳐본 선수가 절대 유리하다"고 말했다.
고덕호 SBS 골프 해설위원은 "한화큐셀 후원을 받는 코르다는 그나마 이번 대회가 열린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여러 번 쳐봐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었다"면서 "아마 코스 난도가 더 높아진 올해 처음 출전했다면 컷 통과도 아슬아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동적인 KLPGA투어 팬 문화도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수동적이고 많지 않은 갤러리 앞에서 경기하던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대회에 출전하면 먼저 엄청난 숫자의 갤러리에 놀란다.
미국 골프 채널은 한국에서 열리는 골프 대회를 취재한 뒤 "미국 메이저대회를 능가한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구름 관중이 뿜어내는 역동적인 열기는 외국인 선수에게 부러움도 크지만, 적응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박원 JTBC 해설위원은 "골프장 안에 드라이빙 레인지, 쇼트게임 연습장 등을 갖추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 워밍업을 하고 감각을 유지하는데 익숙지 않은 것도 보이지 않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낯선 코스와 경기 여건은 원정을 온 선수라면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2005년 이전에는 외국인 선수가 이런 불리한 여건을 다 이겨내고 정상에 섰다.
최근 10년이 넘도록 외국인 우승이 없는 이유는 역시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크게 나아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고덕호 위원은 "최정상급 선수들이 해외 무대로 빠져나갔어도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의 기량은 LPGA투어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한국 선수들은 홈이라는 이점까지 업고 있어 외국인 선수가 한국 대회 우승이 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성현 위원은 "예전에는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외국 정상급 선수보다 많이 뒤졌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한국의 선수층이 두꺼워졌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강춘자 부회장은 "과거 실력이 뒤지던 시절과 달리 요즘 우리 선수들은 아무리 이름값이 높은 외국 선수라도 주눅이 들지 않는다"면서 "2, 3부투어 등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 요즘 선수들은 세계 정상급 수준이라는 자부심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 실력은 한화 클래식에 출전한 외국 선수들도 인정했다.
코르다는 "이렇게 어려운 코스에서, 이렇게 잘 치는 한국 선수들에 놀랐다"고 말했고, 가와모토 유이(일본)는 "일본에서 좀체 보기 힘든 난코스인데도 한국 선수들은 씩씩하게 코스를 공략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연합뉴스
미국 선수로는 3위 렉시 톰프슨 다음이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호주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8차레나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데서 알 수 있는 실력이 탄탄하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나섰기에 우승 가능성이 무척 높았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코르다의 역전패로 KLPGA투어가 외국인 선수에게 난공불락이라는 명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KLPGA투어의 외국인 챔피언은 지난 2015년 한화클래식을 제패한 노무라 하루(일본)가 마지막이다.
4년이 넘도록 외국인 우승자가 없다.
그런데 어머니가 한국인인 노무라는 문민경이라는 이름으로 주니어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다.
2014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KLPGA투어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그 역시 한국인 부모를 둔 한국 태생이다.
게다가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는 한국 땅이 아니라 대만에서 열렸다.
한국계가 아닌 외국인이 한국땅에서 K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5년 엑스캔버스 여자오픈을 제패한 줄리 잉크스터(미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잉크스터 이전에는 7번이나 외국인이 KLPGA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그렇다면 2005년 이후 KLPGA투어가 외국인 무덤이 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의 분석으로는 낯선 코스와 경기 환경과 KLPGA투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가장 큰 원인이다.
KL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대개 산악 지형에 있다.
산악 지형 코스는 볼이 떠서 날아가는 거리와 구르는 거리가 평지와 사뭇 다르다.
원정 온 외국인 선수에게는 정확한 거리 계산이 어렵다.
볼이 떨어져도 괜찮은 지역과 절대 볼을 보내서는 안 되는 지역으로 갈리는 산악 지형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 한두 번으로는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다.
안성현 SBS 골프 해설위원은 "산악 지형에 블라인드 홀이 많은 국내 코스는 자주 쳐본 선수가 절대 유리하다"고 말했다.
고덕호 SBS 골프 해설위원은 "한화큐셀 후원을 받는 코르다는 그나마 이번 대회가 열린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여러 번 쳐봐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었다"면서 "아마 코스 난도가 더 높아진 올해 처음 출전했다면 컷 통과도 아슬아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동적인 KLPGA투어 팬 문화도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수동적이고 많지 않은 갤러리 앞에서 경기하던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대회에 출전하면 먼저 엄청난 숫자의 갤러리에 놀란다.
미국 골프 채널은 한국에서 열리는 골프 대회를 취재한 뒤 "미국 메이저대회를 능가한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구름 관중이 뿜어내는 역동적인 열기는 외국인 선수에게 부러움도 크지만, 적응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박원 JTBC 해설위원은 "골프장 안에 드라이빙 레인지, 쇼트게임 연습장 등을 갖추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 워밍업을 하고 감각을 유지하는데 익숙지 않은 것도 보이지 않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낯선 코스와 경기 여건은 원정을 온 선수라면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2005년 이전에는 외국인 선수가 이런 불리한 여건을 다 이겨내고 정상에 섰다.
최근 10년이 넘도록 외국인 우승이 없는 이유는 역시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크게 나아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고덕호 위원은 "최정상급 선수들이 해외 무대로 빠져나갔어도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의 기량은 LPGA투어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한국 선수들은 홈이라는 이점까지 업고 있어 외국인 선수가 한국 대회 우승이 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성현 위원은 "예전에는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외국 정상급 선수보다 많이 뒤졌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한국의 선수층이 두꺼워졌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강춘자 부회장은 "과거 실력이 뒤지던 시절과 달리 요즘 우리 선수들은 아무리 이름값이 높은 외국 선수라도 주눅이 들지 않는다"면서 "2, 3부투어 등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 요즘 선수들은 세계 정상급 수준이라는 자부심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 실력은 한화 클래식에 출전한 외국 선수들도 인정했다.
코르다는 "이렇게 어려운 코스에서, 이렇게 잘 치는 한국 선수들에 놀랐다"고 말했고, 가와모토 유이(일본)는 "일본에서 좀체 보기 힘든 난코스인데도 한국 선수들은 씩씩하게 코스를 공략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