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하는 야외 오페라. 외국에서는 흔한 문화지만 국내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다.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가운데 하나인 '마술피리'가 올가을 야외에서 막을 올린다.

마포문화재단은 다음 달 6∼7일 오후 8시 마포구 상암 월드컵공원 수변 무대에서 오페라 '마술피리'를 공연한다.

제4회 M-PAT 클래식 음악 축제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이회수 연출은 29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생활 속에서 양질의 클래식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모차르트(1756~1791)가 작곡한 '마술피리'는 당시 외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징슈필(Singspiel, 연극처럼 중간에 대사가 들어있는 독일어 노래극)이었다.

가곡, 민요, 종교음악 등이 고루 섞여 있어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청중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 모차르트 오페라 중 가장 흥행했다.

이번 공연은 3시간에 달하는 원작을 쉬는 시간 없이 100분으로 압축해 초심자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연출은 "지루한 부분을 컷하고 가장 응축적으로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야외무대는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도록 구성했다.

빛과 색에 따라 다른 모양의 그림들을 만들어나가는 형태로 선보인다.

이는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그들만의 다른 그림을 만들어나가는 '마술피리'의 이야기와도 닮아있다.

'마술피리'의 상징적인 아리아 '밤의 여왕'을 부르는 소프라노 이윤정은 "야외무대에서 하다 보니 변수가 많다.

벌레도 들어올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노래를 멈출 수는 없다"며 "염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무대에 올라서면 에너지를 발산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타미노' 역의 테너 김성현은 "야외오페라 특성상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비가 오는 것이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건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이번 공연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대사가 모두 우리말로 번안된다는 점이다.

'클래식 대중화'를 모토로 해 청중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윤정은 "우리말로 대사를 하고 바로 독일어로 노래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잘 준비하고 있다"며 "많이 오셔서 즐겨주시고 가족, 친구들과 좋은 시간 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티켓은 전석 3천원으로 판매된다.

작년까지는 무료로 운영되다 '노쇼'로 관객들이 예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이번 공연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