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 세수가 줄어들 것이 분명한데, 정부는 일단 빚을 내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최대한의 확장"에 방점을 찍은 이번(2020년도) 예산안, 문제는 없을까요?

이어서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의 2020년, 내년 예산 규모(513조5,000억원)는 두 달여전 각 부처가 기재부에 요구한 498조7,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이 공격적인 재정 확대를 주장하면서 올해 수준, 9%대 증가율로 예산을 늘릴 것을 요구한 결과입니다.

문제는 유례없는 `세수 호황`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내년에는 세수 감소가 불보듯 뻔하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홍남기 경제부총리

"내년도 세입은 올해보다 1.2% 늘어난 482조원으로 특히 국세 수입 여건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반도체 불황으로 법인세가 굉장히 많이 줄어들어.."

들어오는 돈은 늘지 않는데, 씀씀이가 커지면 그만큼 빚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국가채무비율은 39.8%에 이르게 되고, 올 상반기 역대 최대치 기록한 재정수지 적자 역시 내년 두 배 가까이 악화됩니다.

정부는 "당장 적자가 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선제적 투자"라고 강조하며, "꿈이 있는 재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무분별한 지출 확대가 향후 재정위기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특히 갈수록 가팔라지는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고령화의 영향으로 국가채무비율이 2030년 50%, 2050년 85.6%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우리 경제가 채무 증가 규모를 감당할 수준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우리나라의 경우 고정적 지출, 미래 복지 비용이 급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란 설명입니다.

<인터뷰>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한번 구조상 생기면 줄일 수는 없고 계속 늘어가는 것인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 연금지출이 급격히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그런 것이 도처에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컨트롤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다 현재는 정부가 `증세없는 복지 확대`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 세제 개편에 나설 수 밖에 없어 미래 국민부담률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재정 확대에만 의존해서는 경제 활력 제고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재정의 마중물 역할 만큼이나 민간 부문의 숨통을 틔워주는 정책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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