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종가에 매각시 1천억원대 손해…정부의 지분매각 일정에도 부정적

우리금융지주의 주가가 최근 한 달 사이 맥없이 하락하고 있어 우리금융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우리카드의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얻게 되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팔게 될 때 주가가 적정 수준 이상 오르지 않으면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또 정부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할 때에도 주가가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매각 시기가 늦어질 소지도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전날 1만1천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금융이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한 2월 13일 시초가인 1만5천600원에서 28.2%나 떨어졌다.

한동안 1만4천원 안팎을 유지하던 주가는 지난달 하순 이래 내리막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들어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마다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부양 의지를 밝혔지만 역부족이었다.

손 회장이 5천주씩 자기주식을 매수한 횟수가 5차례다.

주가 약세는 다음달 이후 우리은행이 우리금융 지분을 팔 때 부정적이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10일 우리금융 주식 4천210만3천337주(지분율 5.83%)를 취득하게 된다.

우리금융이 손자회사인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6월 우리은행에 우리금융 지분과 현금을 주고 우리카드 지분 100%를 사들이기로 한 결정에 따른 것이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의 자회사이다.

당시 우리금융 주식의 가격은 주당 1만4천212원으로 매겨졌다.

우리금융 주가 부진에 우리은행 지분매각 손실 우려
우리은행은 이 우리금융 주식을 취득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 팔아야 한다.

관련 법상 지주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서다.

우리은행은 이미 골드만삭스 등을 자문사로 선임하고 중동의 국부펀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우리금융 지분 매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할 시점에 주가가 취득원가(1만4천212원)를 밑돌면 우리은행은 당연히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전날 종가 수준으로 팔린다고 하면 1천268억원 손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매각손실이 당기순이익에 반영이 안 되고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된다는 점이다.

매각 시점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지만 우리금융의 주가가 탄력을 받아 반등할지는 미지수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같은 악재로 우리금융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현재 주가의 약세 흐름은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18.32%를 매각하는 데에도 부정적이다.

정부는 지난 6월에 이 지분을 내년부터 팔기 시작해 늦어도 2022년까지 전량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그동안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면 우리금융의 주가가 1만3천800원 수준이 돼야 한다.

정부는 당시 "주가에 너무 연연하면 매각 시기를 놓치고 지연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본전' 생각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최근 내놓은 리포트에서 "단기간 주가 하락 폭은 과도하다"며 우리금융을 단기 관심주로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