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하수찌꺼기 시설' 특혜의혹 제기 시의원에 전면전 모드

보도자료 통해 "진실 밝히려는 행동으로 볼 수 없다" 강하게 비판
임형택 의원 "의정활동에 재갈 물리려는 것…진실 밝히겠다" 일축

전북 익산시가 하수 찌꺼기(슬러지) 건조시설 허가 과정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해온 시의원에게 사실상의 전면전을 선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익산시는 28일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특혜의혹 사실은 이렇습니다'는 제목을 붙인 장문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동안 하수 찌꺼기 건조시설 허가 과정 등을 문제 삼아온 임형택(45) 익산시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다.

하수 찌꺼기 건조시설은 A 업체가 익산 동산동의 음식물 처리시설 부지에 하루 최대 96ｔ의 하수 찌꺼기를 말려 처리하는 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을 제출해 작년 11월 익산시의 허가를 받은 것이다.

임 의원은 "업체가 허가를 받은 뒤 사업권을 매각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며 허가 이유와 배경 등에 의혹이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익산시는 "지속해서 의혹을 제기해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도 여전히 동일한 내용의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단순히 진실을 밝히기 위한 행동으로만 볼 수가 없어 공식 해명을 하고자 한다"고 보도자료를 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하수 찌꺼기 건조시설 설치는 악취 해소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며, 하수 찌꺼기를 특정 업체에 위탁 처리할 계획도 없고, 주민 동의 절차도 충실히 밟았다"고 일일이 반박하며 "일방적인 주장을 통해 시민에게 오해와 혼란을 야기하는 의혹 제기를 자제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촉구'라는 비교적 정제된 표현을 썼지만, 보도자료 곳곳에는 "악의적이다.

일방적인 주장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행동으로만 볼 수 없다" 등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임 의원은 "의정활동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며 즉각 불쾌감을 표시했다.

임 의원은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시민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은 시의원으로서 당연한 역할이며 본연의 의정활동"이라면서 "의혹이 있는 일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이 이런 식으로 왜곡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살펴봐도 익산시와 시민들에게 이득은 없고 민간업체 배만 불리는 허가를 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일축했다.

원광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임 의원은 익산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해오다 2014년 시의원에 당선된 재선 의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