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미술관서 29일부터 기획전 '아무튼, 젊음'
서울시립미술관서도 고령화 문제 다룬 '에이징 월드'展
늙어서도 '젊은 외모' 강요받는 슬픈 사회
젊은 여성이 눈썹부터 이마 쪽으로 화살표 7개를 그리고는 눈언저리에 동그랗게 선을 긋는다.

이어 마사지를 하며 선을 지운다.

약 40년이 지났다.

여성은 동일한데,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늙었다.

그런데 그가 똑같이 눈 주변과 이마에 선을 긋고 마사지를 한다.

이 여성은 크로아티아 작가 산야 이베코비치. 동일한 퍼포먼스를 통해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늙어서도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강요와 압박이 여전하다는 사실이다.

코리아나미술관이 이처럼 젊음에 대한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들로 꾸민 기획전 '아무튼, 젊음'을 오는 29일 개막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26일 "우리 사회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지만, 역설적으로 끊임없이 젊음을 권한다"며 "생산성, 경쟁력에 직결되는 정형화된 젊음의 이미지는 집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고정된 젊음을 재정의하고, 확장된 개념으로 젊음을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늙어서도 '젊은 외모' 강요받는 슬픈 사회
참여 작가는 모두 13개 팀, 사진·설치·영상 등 출품작은 21점이다.

노인 작가인 신디 셔먼은 자신을 찍은 사진인 '셀피'를 왜곡해 젊음과 늙음 사이 경계를 허물고, 셀린 바움가르트너는 50∼70세 무용수를 촬영해 나이 든 몸으로도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을 조명한다.

박태경·엄정현·이지수로 구성된 입자필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작품을 통해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 문제를 다룬다.

전시는 11월 9일까지. 다음 달 21일에는 이혜원 대진대 교수, 10월 12일에는 전상진 서강대 교수가 각각 강연한다.

관람료는 성인 4천원, 학생 3천원. 일요일과 추석 연휴는 휴관.
늙어서도 '젊은 외모' 강요받는 슬픈 사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도 한국 사회에서 노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양상에 주목한 전시 '에이징 월드 - 윌 유 스틸 러브 미 투모로우(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를 개최한다.

27일부터 10월 2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15개 팀이 참가해 젊음이라는 매력자본을 강요하는 시대에 나타나는 차별 양상과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시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나이 듦에 대해 성찰하는 '불안한 욕망', 노인 소외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연령차별주의 신화', 늙음에 관한 불안감과 기대 심리를 고민하는 '가까운 미래' 등 3부로 구성된다.

관람료는 없으며, 관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행사가 수시로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