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박지후 "주인공 은희, '서늘한 아이'라는 말에 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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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통해 관객도 견뎌낼 수 있는 힘 얻었으면"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벌새'(김보라 감독)를 보고 나면 주인공 은희 얼굴이 계속 뇌리에 남는다.
결핍과 불안을 지니고 있지만 1초에 90번 날갯짓을 하는 벌새처럼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14살 소녀 은희. 배우 박지후(16)가 그런 은희를 표현했다.
최근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만난 박지후는 은희를 처음 만난 순간을 "'서늘한 아이'라고 적혀있는 말에 끌렸다"고 돌아봤다.
"오디션을 보기 전엔 부모님이 방앗간을 하시고 외로운 아이라는 이야기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
스토리보드에 은희가 짧은 단발을 하고 남학생과 함께 있는 내용이 있었고요.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하는 아이로 느껴져서 은희가 어떤지 더 궁금해졌어요.
제 또래 아이가 혼자서 이끌어가는 영화라는 점에도 끌렸고요.
그 정도로 저에겐 큰 영화여서, 합격 통보받은 날엔 울었죠."
영화는 성수대교가 붕괴한 1994년이 배경이다.
2003년생,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박지후는 직접 겪어보지 않은 시대다.
그는 "시대와 관련 없이 나와 은희가 느끼는 주된 감정은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박지후가 은희를 연기한 것은 2년 전, 은희와 마찬가지로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다.
"처음에 시나리오 봤을 때는 은희 인생이 스펙터클하다고 느꼈는데, 읽다 보니 은희가 느낀 감정 역시 제가 느낀 것이더라고요.
엄마도 어렸을 때 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하시고요.
특별한 감정이 아니라, 은희도 다른 사람들이 겪은 과정을 겪는 것이죠. 그래서 '보편적인 은희'라는 영화 카피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
그러면서 그는 "삐삐를 쓰고, 교복을 입고 구두를 신고, '노래방 대신 서울대 간다'는 말 등 1994년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장면은 생소했다"고 덧붙였다.
불안한 은희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면은 연기할 때도 쉽지 않았다.
대사 대신 눈빛으로 은희 감정을 나타내야 하는 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가 거실에서 방방 뛰는 장면이 있는데, 은희의 혼란스럽고 괴로운, 복합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장면이에요.
대본에는 '오징어 춤'이라고만 돼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흐느적거려야 하나?' 싶다가 '은희의 감정을 가지고 마음대로 해보자' 싶었죠. 그래서 방방 뛰었어요.
그 외에도 은희가 방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한문학원 원장선생님에게 대드는 장면도 감정을 표출해야 해서 어려웠어요.
"
박지후는 "은희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잔잔한 음악을 많이 듣기도 하고 감독님이 추천한 영화 '하나 그리고 둘'(2000), '렛미인'(2010), '로제타'(1999) 등을 봤다"고 말했다.
'벌새'는 박지후의 장편 데뷔작이다.
초등학교 5학년생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단편영화 두편에 출연했다.
'벌새'는 국내 개봉 전부터 해외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25관왕을 달성했다.
박지후 역시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상 받은 날에 학교 가고 있었는데 엄마가 상 받았다고 전화를 하셨어요.
제가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일찍 여우주연상을 받을 줄 몰랐는데…. 꿈만 같았어요.
공교롭게도 그날 입은 옷에 '뉴욕'이라고 쓰여 있었어요.
(웃음)"
박지후는 '벌새'를 통해 연기를 계속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단편영화 촬영할 때는 '연기를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에 불안감이 컸는데, '벌새' 때는 불안보다 행복이 더 커졌어요.
연기하면, 저도 모르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돼요.
만약 제가 계속 배우를 한다면 '벌새'는 제 첫사랑과도 작품이 되지 않을까요.
"
그는 "'벌새'를 본 관객이 은희를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또 자신의 삶에서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결핍과 불안을 지니고 있지만 1초에 90번 날갯짓을 하는 벌새처럼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14살 소녀 은희. 배우 박지후(16)가 그런 은희를 표현했다.
최근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만난 박지후는 은희를 처음 만난 순간을 "'서늘한 아이'라고 적혀있는 말에 끌렸다"고 돌아봤다.
"오디션을 보기 전엔 부모님이 방앗간을 하시고 외로운 아이라는 이야기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
스토리보드에 은희가 짧은 단발을 하고 남학생과 함께 있는 내용이 있었고요.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하는 아이로 느껴져서 은희가 어떤지 더 궁금해졌어요.
제 또래 아이가 혼자서 이끌어가는 영화라는 점에도 끌렸고요.
그 정도로 저에겐 큰 영화여서, 합격 통보받은 날엔 울었죠."
영화는 성수대교가 붕괴한 1994년이 배경이다.
2003년생,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박지후는 직접 겪어보지 않은 시대다.
그는 "시대와 관련 없이 나와 은희가 느끼는 주된 감정은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박지후가 은희를 연기한 것은 2년 전, 은희와 마찬가지로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다.
"처음에 시나리오 봤을 때는 은희 인생이 스펙터클하다고 느꼈는데, 읽다 보니 은희가 느낀 감정 역시 제가 느낀 것이더라고요.
엄마도 어렸을 때 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하시고요.
특별한 감정이 아니라, 은희도 다른 사람들이 겪은 과정을 겪는 것이죠. 그래서 '보편적인 은희'라는 영화 카피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
그러면서 그는 "삐삐를 쓰고, 교복을 입고 구두를 신고, '노래방 대신 서울대 간다'는 말 등 1994년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장면은 생소했다"고 덧붙였다.
불안한 은희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면은 연기할 때도 쉽지 않았다.
대사 대신 눈빛으로 은희 감정을 나타내야 하는 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가 거실에서 방방 뛰는 장면이 있는데, 은희의 혼란스럽고 괴로운, 복합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장면이에요.
대본에는 '오징어 춤'이라고만 돼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흐느적거려야 하나?' 싶다가 '은희의 감정을 가지고 마음대로 해보자' 싶었죠. 그래서 방방 뛰었어요.
그 외에도 은희가 방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한문학원 원장선생님에게 대드는 장면도 감정을 표출해야 해서 어려웠어요.
"
박지후는 "은희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잔잔한 음악을 많이 듣기도 하고 감독님이 추천한 영화 '하나 그리고 둘'(2000), '렛미인'(2010), '로제타'(1999) 등을 봤다"고 말했다.
'벌새'는 박지후의 장편 데뷔작이다.
초등학교 5학년생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단편영화 두편에 출연했다.
'벌새'는 국내 개봉 전부터 해외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25관왕을 달성했다.
박지후 역시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상 받은 날에 학교 가고 있었는데 엄마가 상 받았다고 전화를 하셨어요.
제가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일찍 여우주연상을 받을 줄 몰랐는데…. 꿈만 같았어요.
공교롭게도 그날 입은 옷에 '뉴욕'이라고 쓰여 있었어요.
(웃음)"
박지후는 '벌새'를 통해 연기를 계속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단편영화 촬영할 때는 '연기를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에 불안감이 컸는데, '벌새' 때는 불안보다 행복이 더 커졌어요.
연기하면, 저도 모르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돼요.
만약 제가 계속 배우를 한다면 '벌새'는 제 첫사랑과도 작품이 되지 않을까요.
"
그는 "'벌새'를 본 관객이 은희를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또 자신의 삶에서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