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울산시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가칭 울산국제영화제 기본계획안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시민 설명회에서 연구용역 수행기관인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영화연구소 이호걸 소장이 '울주세계산악영화제와의 관계 정립 전략'을 언급하며 이같이 제기했다.
이 소장은 "한 도시에서 두 개의 대규모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시민 정서에 부합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추진 주체의 역량이 집중되기 어렵고 영화제에 참가할 외부 관심도 분산된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그러면서 "이미 출범해 일정한 궤도에 오른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해소·변형을 가한다는 것에는 부담에 따른다"는 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발전적이고 효율적인 제휴·통합 방안을 사려 깊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울산국제영화제와 울주세계산악영화제와 관계 정립을 위한 추진 전략으로 울산국제영화제를 먼저 구성해 울주세계산악영화제와 통합하는 안,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개편·확대해 울산국제영화제로 구성하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소장은 절차의 간소함이라는 점에서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개편·확대해 울산국제영화제로 구성하는 안이 좀 더 낫다고 봤다.
그는 울산국제영화제의 핵심 가치가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쉽게 결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과 자연, 모험, 스포츠, 환경 등이고, 울산국제영화제 핵심 가치는 인간과 자연 등이다.
또 산악은 울산국제영화제의 주요 주제 중 하나가 되거나 섹션으로 구성될 수도 있다고 봤다.
이 소장은 "이 경우 도시와 해양 등이 추가돼 산악과 함께 3개 주요 섹션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두 영화제 제휴·통합 기대효과로 지역 내 문화적 제휴·통합의 강화를 통한 화합 실현, 지역 내 자원 배분의 효율성 증대,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비전의 확장·심화 추구 가능, 울산국제영화제 출범 연착륙 등을 꼽았다.
두 영화제를 연계하거나 차별화하는 전략도 소개됐다.
이 소장은 상호 연계해 겹치거나 이어지는 시기에 영화제를 개최하고 컨셉트도 함께 조율하는 방안, 상호 차별화해 다른 시기, 구별되는 컨셉트로 울산국제영화제를 기획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소장은 "이 경우 연계보다는 차별화하는 안이 관내 두 국제영화제 개최에 대한 좀 더 타당한 근거가 될 수 있다"며 "독자 개최하는 경우에도 양자가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김이석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는 별도로 개최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핵심 가치는 자연, 환경 등으로 울산국제영화제가 지향하는 일부 가치를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독자적 방향성, 재정 및 조직 안정성, 울주지역 축제로서 대표성 등을 살펴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울산 도시 규모, 지리적 환경, 문화 다양성 등을 고려할 때 두 개의 영화제가 공존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부산의 경우 규모와 성격이 다른 영화제가 다수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