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묶은 뒤 정신병 약 먹이고 폭행한 요양병원 대표 `징역 10개월`
자신을 공격한 환자의 사지를 묶어놓고 폭행한 뒤 오랜 기간 정신병 약을 강제로 먹인 요양병원 대표가 원심과 같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이형걸 부장판사)는 17일 의료법 및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7) 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하며 그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간호사 출신인 A 씨는 2014년 7월 15일께 충북 진천에 있는 한 요양병원의 실질적 대표로 있으면서 환자 B 씨를 정신병동 격리실에 감금하고, 발·다리를 묶어 제압한 뒤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이때부터 약 20일간 의사 처방전 없이 간호사 등을 시켜 B 씨에게 강제로 진정제 성분의 정신병 약을 다량 복용시킨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알코올중독 환자인 B 씨로부터 흉기로 공격당해 허벅지를 다치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하루 최대 1천㎎으로 복용량이 제한된 정신병 약을 B 씨에게 매일 1천600㎎가량 먹였다. 특히 B 씨와 같은 알코올중독 환자는 부작용이 우려돼 복용을 제한하는 약이었다.

이 때문에 B 씨는 약 복용 기간 과수면 상태에 빠져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건강 상태가 급속히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된 A 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 처방을 한 것이라고 항소심에서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와 증언 등을 종합하면 약품 투약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른 것이 인정된다"며 "간호사 등 직원들은 병원의 실질적 대표인 피고인의 지시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사지를 결박한 상태로 반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수차례 폭행하고, 의사가 아님에도 정신병 전문의약품을 과다하게 먹인 범행의 죄질이 상당히 불량해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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