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 된 도심…폭염에 무방비 노출된 실외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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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아래로 굵은 땀방울…짬짬이 휴식이 위안, '헬멧용 마스크' 자구책
노인 등 취약계층도 위험 노출…공원 그늘 찾아 삼삼오오 더위 식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5일 오후 도심 공사장 노동자들을 비롯해 실외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은 수건 한장과 생수병에 의지한 채 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은 폭염을 피해 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고 부채질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후 3시께 서울지역 기온은 35도를 넘어섰고, 불쾌지수도 83.8에 육박해 말 그대로 찜통을 방불케 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장에서는 30∼40명의 작업자가 폭염에도 마스크로 얼굴을 감싼 채로 작업 중이었다.
한 작업자는 "작업용 헬멧 주위를 감싸서 햇빛을 막는 헬멧용 마스크가 인기"라며 "그나마 마스크를 쓰면 얼굴이 덜 화끈거려서 다들 하나씩 사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업장에서는 오전 9시 30분과 점심시간 이후, 그리고 오후 3시에 각각 30분간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
현장 사무실에는 구급 약품과 음료수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점심 휴식이 끝나고 오후 3시 휴식 전까지가 하루 중 가장 덥고 힘들 때"라면서 헬멧 아래로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쳤다.
이들은 "오늘처럼 너무 심하게 더울 때는 현장소장이 재량으로 휴식시간을 더 주거나 퇴근을 앞당기기도 한다"며 "더위는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무엇보다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 인근 한 공사장에서는 작업자 5∼6명이 역사 인근 계단에 조경시설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화상을 피하기 위해 긴소매 작업복을 입거나 토시를 낀 채 구슬땀을 흘렸다.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주변 바닥에 흩어져 있는 생수통에 담긴 물은 미지근했다.
한 작업자는 뒷덜미가 빨갛게 익은 채로 "더워도 어떻게 하겠냐,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인데…"라며 "그래도 형님 한 명이 아이스박스를 가져왔는데 거기 들어 있는 물 몇 병은 시원하다"고 했다.
작업자들은 목 주위에 두른 수건으로 계속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냈고, 아예 머리에 손수건을 두른 이도 있었다.
차양이나 나무 그늘도 없는 건설 현장에서는 잠시 짬이 나면 공사장 인근에 세워 둔 차 안에 들어가 담배 한 대를 피우며 숨을 돌렸지만, 오전 내내 햇빛을 받은 차 안은 찜통이었다.
점심시간대에 찾은 종로구 종묘공원에서는 한 손에 부채를 든 채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노인들이 많이 보였다.
바둑판 주위에 모여서 남이 두는 바둑을 구경하거나, 무료 신문을 읽는 노인이 많았다.
한적한 곳에 놓인 벤치에 누워 웃통을 벗고 낮잠을 자는 사람도 있었다.
구로구 구로동에서 온 강모(74) 씨는 "보통 오전에 와서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5∼6시쯤 들어간다"며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보면 더운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강씨는 "선풍기가 있는 집이 더 시원하긴 하지만, 덥다고 집에 가만히 있으면 적적하고 체력도 떨어지는 것 같아 집에서 멀더라도 공원에 자주 나온다"고 전했다.
도봉구 쌍문동에 사는 전모(80) 씨는 근처 편의점에서 사 온 생수병을 머리에 대며 더위를 식혔지만, 콧등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전씨는 "너무 덥다 싶으면 주변 귀금속상가나 지하도에 들어갔다 나오기도 하지만, 그동안 더위에 익숙해져서 이 정도면 견딜 만 한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동네마다 나이 든 사람들이 더위도 피하고 쉴 수 있는 곳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노인 등 취약계층도 위험 노출…공원 그늘 찾아 삼삼오오 더위 식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5일 오후 도심 공사장 노동자들을 비롯해 실외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은 수건 한장과 생수병에 의지한 채 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은 폭염을 피해 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고 부채질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후 3시께 서울지역 기온은 35도를 넘어섰고, 불쾌지수도 83.8에 육박해 말 그대로 찜통을 방불케 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장에서는 30∼40명의 작업자가 폭염에도 마스크로 얼굴을 감싼 채로 작업 중이었다.
한 작업자는 "작업용 헬멧 주위를 감싸서 햇빛을 막는 헬멧용 마스크가 인기"라며 "그나마 마스크를 쓰면 얼굴이 덜 화끈거려서 다들 하나씩 사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업장에서는 오전 9시 30분과 점심시간 이후, 그리고 오후 3시에 각각 30분간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
현장 사무실에는 구급 약품과 음료수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점심 휴식이 끝나고 오후 3시 휴식 전까지가 하루 중 가장 덥고 힘들 때"라면서 헬멧 아래로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쳤다.
이들은 "오늘처럼 너무 심하게 더울 때는 현장소장이 재량으로 휴식시간을 더 주거나 퇴근을 앞당기기도 한다"며 "더위는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무엇보다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 인근 한 공사장에서는 작업자 5∼6명이 역사 인근 계단에 조경시설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화상을 피하기 위해 긴소매 작업복을 입거나 토시를 낀 채 구슬땀을 흘렸다.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주변 바닥에 흩어져 있는 생수통에 담긴 물은 미지근했다.
한 작업자는 뒷덜미가 빨갛게 익은 채로 "더워도 어떻게 하겠냐,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인데…"라며 "그래도 형님 한 명이 아이스박스를 가져왔는데 거기 들어 있는 물 몇 병은 시원하다"고 했다.
작업자들은 목 주위에 두른 수건으로 계속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냈고, 아예 머리에 손수건을 두른 이도 있었다.
차양이나 나무 그늘도 없는 건설 현장에서는 잠시 짬이 나면 공사장 인근에 세워 둔 차 안에 들어가 담배 한 대를 피우며 숨을 돌렸지만, 오전 내내 햇빛을 받은 차 안은 찜통이었다.
점심시간대에 찾은 종로구 종묘공원에서는 한 손에 부채를 든 채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노인들이 많이 보였다.
바둑판 주위에 모여서 남이 두는 바둑을 구경하거나, 무료 신문을 읽는 노인이 많았다.
한적한 곳에 놓인 벤치에 누워 웃통을 벗고 낮잠을 자는 사람도 있었다.
구로구 구로동에서 온 강모(74) 씨는 "보통 오전에 와서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5∼6시쯤 들어간다"며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보면 더운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강씨는 "선풍기가 있는 집이 더 시원하긴 하지만, 덥다고 집에 가만히 있으면 적적하고 체력도 떨어지는 것 같아 집에서 멀더라도 공원에 자주 나온다"고 전했다.
도봉구 쌍문동에 사는 전모(80) 씨는 근처 편의점에서 사 온 생수병을 머리에 대며 더위를 식혔지만, 콧등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전씨는 "너무 덥다 싶으면 주변 귀금속상가나 지하도에 들어갔다 나오기도 하지만, 그동안 더위에 익숙해져서 이 정도면 견딜 만 한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동네마다 나이 든 사람들이 더위도 피하고 쉴 수 있는 곳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