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환,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劉 '지도부 교체 외 혁신안은 가치 없다'고 말해"
혁신위, 맞불 기자회견 "혁신위원 회유·종용한 것은 주대환…새빨간 거짓말" 반격

바른미래당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은 4일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당내 바른정당계의 수장인 유승민 의원을 겨냥, "뒤에서 조종하지 말고 앞으로 나와 지도자답게 위기의 이 나라를 구할 야당 재건의 길을 밝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주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원래부터 '검은 세력'은 없다.

하지만 어둠 속에 있으면 검게 보인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주 전 위원장이 지난달 혁신위원장직을 돌연 사퇴한 이후 혁신위 파행으로 인한 당내 갈등 문제에 대해 공개적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11일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해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크게 분노를 느낀다"며 자진사퇴했다.

이에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에서는 그가 바른정당 출신인 유승민계 의원들을 '검은 세력'으로 지목한 것이라고 보고 유승민계가 혁신위의 독립성을 해쳤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 전 위원장은 유 의원을 지목하며 "계파의 수장이 가장 강경한 입장이고 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스스로도 체감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7월 7일 저녁 (바른정당계의) 이혜훈 의원이 만든 자리에 절충과 담판의 기대를 갖고 나갔지만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님은 지도부 교체 이외 다른 혁신안들은 모두 사소하고 가치 없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라며 "야권 재편의 방향과 방법이 결국 문제의 핵심이니 토론과 논쟁을 불러일으키자는 제 말씀대로 했다면 지금쯤은 멋진 승부가 펼쳐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전 위원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감히 그런 자격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유 의원과) 담판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7월 7일 저녁에 만났다"며 "유 의원이 그런 태도를 견지하는 한 양쪽이 동의할 수 있는 절차는 만들어질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혁신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맞불 성격의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들을 회유하고 종용한 '검은 세력'은 바로 주대환 전 위원장 자신"이라고 반격하며 혁신위 활동 초기 주 전 위원장이 권성주 혁신위원과 따로 만나 언급한 발언 일부를 공개했다.

이들은 "주 전 위원장은 권 위원에게 '나는 지금 손 대표의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 '명분 있는 퇴로를 만들어 쫓아내야 한다', '늙은 호랑이가 덫에 걸려 울부짖고 있다.

풀어줘야 한다'는 등의 말을 했다"며 "이는 혁신위 출범 직후인 지난 7월 3일, 주 전 위원장이 권 위원을 회의장 별실로 불러 나눈 이야기다.

16분 43초 분량의 녹취 파일을 모두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혁신위원들은 "주 전 위원장의 회견 내용을 보면서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어떻게 저런 낯뜨거운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놀라움을 넘어 경악스럽기까지 하다"며 "이렇게 지속적으로 장외 언론플레이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그 배후가 무엇인지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전 위원장은 혁신위원들을 '검은 세력'의 꼭두각시, 계파의 전위대 등으로 심각하게 모독한 데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혁신위는 4·3 보선 당시 불법여론조사에 관련된 당직자 징계 문제와 관련해 손 대표가 개입해 징계를 철회시켰다는 당직자 제보도 있다"며 "모든 문제는 손 대표만 해결할 수 있다.

이제는 손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