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디 수출 규제로 '반격'…日 관광·수산물 안전조치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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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이례적 생중계…日정부 성토
문 대통령 "과거의 대한민국 아니다…일본에 지지 않을 것
日도 큰 피해 감수해야 할 것…대화의 길로 나오라"
靑에 상황반·TF 설치…WTO에 日보복 제소도 착수
문 대통령 "과거의 대한민국 아니다…일본에 지지 않을 것
日도 큰 피해 감수해야 할 것…대화의 길로 나오라"
靑에 상황반·TF 설치…WTO에 日보복 제소도 착수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결정에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명백한 무역보복”이라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한·일 관계가 1965년 수교 이후 54년 만에 최악의 파국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재까지 거부한 일본 강력 비판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긴급 국무회의에서 ‘가해자의 적반하장’ ‘세계 경제에 대한 이기적 민폐행위’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일본의 ‘2차 경제보복’을 강하게 비판했다. 여태껏 나온 대일 메시지 중 수위가 가장 높았다. 문 대통령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아베 신조 정부의 왜곡된 역사 인식에서 기인한 오랜 우방국에 대한 명백한 무역보복으로 규정하고 “도전에 굴복하는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정면 대결을 시사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해 95분간 열린 국무회의는 시종일관 결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것은 일본의 무모한 경제보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과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협상할 시간을 가질 것을 촉구한 미국의 제안에도 응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벌어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의 ‘분쟁 중단 협정(standstill agreement)’ 제안 사실을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책임 소재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앞으로 있을 국제사회 여론전에 대비한 명분 쌓기용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은 “한국 경제를 공격하고 미래 성장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일본의 분명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납득할 수 없는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한국 경제의 기세를 꺾으려는 아베 정부의 ‘불순한 의도’라는 것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정부 고위 인사를 두 차례 일본에 파견해 대법원 징용 판결 이후 우리 방침을 제안하는 데 왜 8개월이나 걸렸는지 설명했고, 일본 측 제안을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또 “미국 중재에 대해서도 우리 측은 긍정적인 시각을 밝혔으나 일본은 즉각적으로 거부 의견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의 중재 제안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김 차장은 “지난 수십 년간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한국을 안보상 핑계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은 한국에 대한 공개적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에 지지 않겠다’ 맞대응 예고
문 대통령이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양국의 ‘강(强) 대 강’ 대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일본의 조치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경제를 의도적으로 타격한다면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관리를 강화하고 국민 안전과 관련된 관광 식품 폐기물에 대한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맞대응 조치 검토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안전 관련 조치는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원전 사고 지역인 후쿠시마에서 일부 대회를 개최하고 해당 지역 농수산물을 선수용으로 쓰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청와대에는 경제보복 상황 점검 관리를 위한 상황반과 태스크포스(TF)가 별도로 설치된다. 김상조 정책실장이 상황반장을, 윤건영 청와대 상황실장이 TF를 맡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기술패권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경제 극일 의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본산 핵심 소재 부품 수입이 함께 증가하는 ‘가마우지 경제체제’에서 탈피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소재 부품의 수입처 대체와 원천기술 도입, 국산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금융지원 등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원을 다하겠다”며 “소재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일본에) 휘둘리지 않는 제조 강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미국 중재까지 거부한 일본 강력 비판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긴급 국무회의에서 ‘가해자의 적반하장’ ‘세계 경제에 대한 이기적 민폐행위’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일본의 ‘2차 경제보복’을 강하게 비판했다. 여태껏 나온 대일 메시지 중 수위가 가장 높았다. 문 대통령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아베 신조 정부의 왜곡된 역사 인식에서 기인한 오랜 우방국에 대한 명백한 무역보복으로 규정하고 “도전에 굴복하는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정면 대결을 시사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해 95분간 열린 국무회의는 시종일관 결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것은 일본의 무모한 경제보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과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협상할 시간을 가질 것을 촉구한 미국의 제안에도 응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벌어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의 ‘분쟁 중단 협정(standstill agreement)’ 제안 사실을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책임 소재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앞으로 있을 국제사회 여론전에 대비한 명분 쌓기용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은 “한국 경제를 공격하고 미래 성장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일본의 분명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납득할 수 없는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한국 경제의 기세를 꺾으려는 아베 정부의 ‘불순한 의도’라는 것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정부 고위 인사를 두 차례 일본에 파견해 대법원 징용 판결 이후 우리 방침을 제안하는 데 왜 8개월이나 걸렸는지 설명했고, 일본 측 제안을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또 “미국 중재에 대해서도 우리 측은 긍정적인 시각을 밝혔으나 일본은 즉각적으로 거부 의견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의 중재 제안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김 차장은 “지난 수십 년간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한국을 안보상 핑계로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은 한국에 대한 공개적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에 지지 않겠다’ 맞대응 예고
문 대통령이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양국의 ‘강(强) 대 강’ 대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일본의 조치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경제를 의도적으로 타격한다면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관리를 강화하고 국민 안전과 관련된 관광 식품 폐기물에 대한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맞대응 조치 검토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안전 관련 조치는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원전 사고 지역인 후쿠시마에서 일부 대회를 개최하고 해당 지역 농수산물을 선수용으로 쓰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청와대에는 경제보복 상황 점검 관리를 위한 상황반과 태스크포스(TF)가 별도로 설치된다. 김상조 정책실장이 상황반장을, 윤건영 청와대 상황실장이 TF를 맡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기술패권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경제 극일 의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본산 핵심 소재 부품 수입이 함께 증가하는 ‘가마우지 경제체제’에서 탈피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소재 부품의 수입처 대체와 원천기술 도입, 국산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금융지원 등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원을 다하겠다”며 “소재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일본에) 휘둘리지 않는 제조 강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