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부문이 2분기 야심작 'V50 씽큐'의 선전에도 마케팅 비용 증가에 발목을 잡혀 적자 폭이 오히려 크게 확대됐다. LG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 6천292억원, 영업이익 6천523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7천780억원)을 밑도는 성적으로, 신(新) 가전이 선전했지만, 스마트폰 적자 폭이 예상보다 커진 게 발목을 잡았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1조6천133억원, 영업손실 3천13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손실(2천35억원), 작년 2분기(1천854억원)보다 적자가 각 53.8%, 68.8% 늘었다.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적자이고, 컴패니언 디바이스 사업부를 MC사업본부로 포함하면서 사후 흑자 처리된 2017년 1분기를 영업손실로 치면 17분기 연속 적자다.
야심 차게 출시한 V50 씽큐가 예상외 선전을 했지만, 그만큼 늘어난 마케팅 비용을 충당할 만큼의 수요가 창출되지 않은 탓이다.
LG전자는 "2분기 전략 스마트폰 G8 씽큐, V50 씽큐 두 제품을 출시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평택 스마트폰 공장 생산라인을 LG 하이퐁 캠퍼스로 재배치함에 따라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손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LG V50 씽큐는 5월 10일 국내 출시 후 현재까지 두 달여간 40여만대가 팔렸다.
6월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LG전자는 하반기 5G폰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지만 당분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힘들어 보인다.
삼성전자 인기 라인업인 갤럭시노트10이 8월 출시를 앞두고 있고, LG전자 스마트폰이 추후 나오더라도 V50 씽큐 정도의 판매 호조를 이어갈지 장담하기 어렵다.
V50 씽큐는 5G 도입 초기 이통사들이 가입자 쟁탈전을 벌이면서 경쟁적으로 5G폰에 공시지원금과 불법보조금을 살포하면서 상당한 반사이익 효과를 누렸다.
LG전자는 9월 초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가전전시회(IFA)에서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 후속작을 선보이고, 10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5G 스마트폰과 경쟁력 있는 보급형 신모델을 앞세워 매출을 늘릴 계획"이라며 "듀얼 스크린은 LG만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산능력을 확충한 베트남 생산기지는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3분기 마케팅 자원 투입이 줄어들고 보급형 라인업이 추가될 예정"이라며 "의미 있는 회복을 위해서는 북미 판매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5G 시장에서 점유율 변화가 미미할 경우 MC사업 방향성에 대한 재고찰이 중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