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품격 있는 모습으로 대회를 빛냈다.

선수들은 수영장 밖에서도 울림 있는 모습을 보이며 스포츠의 감동을 팬들에게 전달했다.

'수영 여제' 케이티 러데키(22·미국)는 구토와 탈수, 발열 증세에도 대회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최악의 몸 상태 때문에 여자 자유형 200m와 1,500m를 포기했지만, 팀 경기인 여자 계영 800m에 출전해 모든 힘을 쏟아냈다.

대회 폐회 하루를 앞둔 27일 자유형 800m에서는 역영을 펼쳐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선행도 이어간다.

그는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한국의 발달장애인 수영 선수들과 만나 격려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영국의 '평영 황제' 애덤 피티(25)는 대회 마지막 날인 28일, 경기가 모두 끝난 뒤 자원봉사자들과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어주며 자신의 시간을 할애했다.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피티는 선수들의 목소리를 앞장서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회 기간 중 FINA가 새로운 처벌 규정을 만들어 메달 세리머니, 기자회견 등에서 선수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건 선수의 권리"라며 "선수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노조를 만드는 등의 행동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FINA의 고위 간부는 피티의 기자회견장을 찾아 "네 생각은 잘못됐다"며 날 선 비난을 했지만, 피티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그는 "FINA는 선수들의 목소리를 좀 더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맞섰다.

대회 남자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수영 황제 케일럽 드레슬(23)은 남다른 동료애로 많은 감동을 안겼다.

그는 이번 대회 8개 종목에 나와 6개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획득했다.

은메달 2개는 아쉬웠다.

그는 남자 혼계영 400m와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동료 선수들의 부진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드레슬은 동료들의 부진으로 사상 첫 8관왕 등극에 실패했지만,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다.

그는 남자 혼계영 400m와 혼성 혼계영 400m를 마친 뒤 모두 "내가 좀 더 잘 해야 했다"며 자신을 탓했다.

스웨덴 수영 간판 사라 셰스트룀(26)의 따뜻한 마음씨도 돋보였다.

그는 여자 접영 100m 결승에서 2위를 기록해 4연패 도전에 실패한 뒤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 시상대에서 감동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금메달리스트 마거릿 맥닐(19·캐나다), 동메달리스트 엠마 매키언(25·호주)에게 제안해 손바닥에 'RIKAKO ♡ NEVER GIVE UP IKEE ♡'(리카코,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적어 보였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경쟁자 이케에 리카코(19·일본)를 응원하는 메시지였다.

셰스트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지만, 많은 이들에게 금메달 획득보다 더 큰 감동을 안겼다.

그는 이번 대회 여자 MVP에 뽑혔다.

한국 선수들도 품격있는 모습으로 대회를 빛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메달을 딴 다이빙 여자 대표팀 김수지(21·울산시청)는 "메달을 따지 못한 다른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며 취재진에게 부탁해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