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159개 업체 조사…10곳 중 9곳은 8년째 '제로'

국내 제약·바이오 상장업체들이 허가받은 신약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1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약 개발에 평균 10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 투자도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성과가 지나치게 부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서 '제약 및 생명공학'으로 분류된 상장사 157곳의 신약 품목허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각각 1건에 그쳤다.

지난 2015년 7건, 2016년 2건, 2017년 4건이 허가된 것과 비교하면 2년째 부진이 계속된 것으로 지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전체 의약품 가운데 신약이 차지한 비중도 지난해 0.16%(630건 중 1건)에서 올해 0.14%(739건 중 1건)까지 떨어지면서 조사 대상 기간인 지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 쏟아진 제약·바이오 상장사, 신약 허가 2년째 '고작 1건'
2011년부터 이달 21일까지 허가받은 신약은 모두 29건으로, 제약사는 16개로 집계됐다.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10곳 가운데 9곳은 최근 8년간 신약을 단 한건도 내놓지 못한 셈이다.

기업별로는 동아에스티가 6건으로 가장 많았고, JW중외제약(5건)과 한미약품·일동제약·종근당·일양약품(각 2건) 등의 순이었다.

신약 허가를 받은 제약사 가운데 지난해 매출 기준 500대 기업에 소속된 업체는 한미약품과 종근당, 대웅제약(1건) 등 3곳이었다.

이처럼 신약 허가 실적은 부진했지만 같은 기간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연구개발(R&D) 투자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0대 기업에 포함된 7개 제약·바이오 기업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총 9천833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CEO스코어는 "최근 몇년간 정부와 민간의 전폭적인 R&D 투자가 있었지만 신약 허가 실적은 부진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등 제약·바이오 관련 문제점이 잇따라 터지면서 R&D 투자의 관리 문제까지 대두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한양행이 최근 다국적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를 수출하는 등 일부 업체들의 경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