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결장…팬들은 "호날두!" 외쳤지만 유벤투스는 끝내 외면
'선제골' 세징야, 호날두 대신 '호우 세리머니'
1시간 늦어진 킥오프와 열대야의 밤. 불쾌지수가 높아질 조건에서도 '상암벌'을 가득 메운 6만여명의 축구 팬들은 K리그 선발팀과 유벤투스(이탈리아)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선사한 화려한 골 퍼레이드에 맘껏 환호를 질렀다.

다만 기대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끝내 결장한 것은 '옥에 티'였다.

팬 투표로 뽑힌 '하나원큐 팀K리그'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 '명가' 유벤투스와 친선전에서 오스마르(서울), 세징야(대구), 타가트(수원)의 릴레이 득점 행진을 펼쳤지만 3-3으로 비겼다.

국내 팬들의 큰 관심을 끈 유벤투스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벤치에서 대기하다 출전하지 못하면서 기대했던 '호우 세리머니'를 선보이지는 못했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이 사령탑으로 나선 팀K리그는 이동국(전북)을 최전방 공격수로 좌우 날개에 세징야와 에델(성남)을 출격 시켜 유벤투스에 맞섰다.

유벤투스는 곤살로 이과인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마리오 만주키치와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가 측면 공격을 담당했다.

이날 경기는 유벤투스가 숙소에서 늦게 출발한 데다 금요일 교통 체증까지 겹치면서 예정된 킥오프 시간인 오후 8시를 훨씬 넘은 오후 8시 4분에야 경기장에 도착하는 통에 오후 8시 50분에야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입장했다.

열대야의 무더위 속에 1시간 가까이 늦어진 킥오프에 관중들은 인내심을 발휘하며 킥오프를 기다렸다.

어렵게 시작된 경기지만 선수들의 화끈한 득점 행진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선제골은 팀K리그의 몫이었다.

전반 7분 중앙선 부근에서 이과인과 경합해 볼을 빼앗은 오스마르는 10여m를 드리블한 뒤 페널티아크 정면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유벤투스의 왼쪽 골 그물을 흔들었다.

30m에 가까운 호쾌한 득점이었다.

늦은 도착으로 제대로 몸을 풀지 못한 유벤투스였지만 곧바로 동점 골에 성공했다.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짧은 패스를 이어받은 유벤투스의 시모네 무라토레는 이과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맛을 보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팀K리그의 '선발 수문장' 조현우(대구)는 전반 17분 이과인의 강력한 슈팅을 슈퍼세이브로 막아내 박수갈채를 받았다.

1-1 균형 상태가 이어지던 전반 45분 팀K리그의 득점포가 또다시 나왔고, 주인공은 세징야였다.

세징야는 오른쪽 측면에서 김보경(울산)이 투입한 패스를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세징야는 김보경, 에델과 함께 3명이 동시에 호날두의 전매특허인 '호우 세리머니'를 펼쳐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전반전을 2-1로 마친 팀K리그는 후반 시작과 함께 타가트(수원), 완델손(포항), 믹스, 박주호(이상 울산), 박주영(서울) 등을 교체로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팀K리그는 후반 4분 박주호의 왼쪽 측면 크로스에 이은 타가트의 패스를 믹스가 슈팅했고, 수비벽에 맞고 흘렀다.

순간 타가트가 재빨리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유벤투스의 골문에 세 번째로 열었다.

3골을 헌납한 유벤투스는 골문을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으로 바꾸고,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며 맞섰다.

팬들이 기다리던 호날두는 여전히 벤치를 지켰고, 관중들은 일제히 "호날두! 호날두!"를 외치며 출전을 호소했다.

후반 중반 유벤투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33분 블레즈 마튀디의 헤딩 추격골이 터진 유벤투스는 2분 뒤 마테우스 페레이라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팬들은 또다시 유벤투스 벤치를 향해 "호날두! 호날두!'를 외쳤지만 호날두는 끝내 벤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후반 막판에는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자 일찍 자리를 뜨는 관중이 나왔고, 일부 관중들은 아예 "메시! 메시!'를 연호하며 호날두의 결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호날두를 그라운드에서 보지 못한 팬들은 결국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우~"하는 야유를 보내고 말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