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세계태권도한마당 개막식서 86명의 화려한 연기 선보여
올림픽 도시 평창에 태권도 바람 '길풍'(吉風)이 분다.

태권도의 역동적인 동작들이 평창의 선선하고 때로는 강하게 부는 바람을 만나 '좋은 바람'이 불었으면 하는 뜻의 국기원태권도시범단(감독 박진수)의 공연 때문이다.

26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는 평창돔. 57개국 5천여명의 태권도 가족이 터질듯한 긴장감에 숨죽인 가운데 86명의 태권도복을 입은 단원이 '2019 세계태권도한마당' 개회식 무대에 올랐다.

남녀 단원이 음악에 맞춰 하모니를 이뤄 태권도의 품새와 호신술, 박진감 넘치는 격파 등을 선보이자 관람석에서는 감탄이 연신 터져 나왔다.

특히 눈을 가린 상태에서 감각을 이용해 격파하고, 3m를 뛰어오른 뒤 다시 단원을 밟고 6m를 치솟아 격파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탄성을 자아냈다.

기존에 다른 시범단이 펼친 격파와는 난도가 차원이 다른 공연을 선보였고, 기술 표현 방식도 색다르게 구성해 보는 이들이 한순간도 눈을 돌릴 수 없게 만들었다.

박진수 감독은 "시범은 태권도 기술을 종합적으로 함축해 짧은 시간에 보여주는 것인데, 이번에 초연하는 '길풍'은 난도가 높아 국기원시범단만이 구현할 수 있는 연기"라며 "이번 한마당 행사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시범단에 입단해 21년 동안 단원, 주장, 코치, 부감독을 거쳐 지난해 감독에 발탁됐다.

1시간 정도 분량의 상설 공연인 '그레이트 태권-세상을 밝히는 빛' 등을 만들었다.

1974년 창단된 국기원태권도시범단은 세계 130여개 국을 순회하며 태권도와 한국을 알려왔다.

민간 외교사절단의 역할뿐만 아니라 '한류 원조'로 자리매김했다.

박 감독은 "일주일 전 브라질과 볼리비아에서 시범 공연을 펼쳤는데, K팝 가수 못지않은 관심과 인기를 얻었다"며 "우리 시범단은 기술 개발·보급의 임무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