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첫 출전국' 부탄의 렌덥…"이번 대회 때문에 학교도 휴학했죠"
"2년 전 유튜브를 보면서 물에 뜨는 법을 처음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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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개인혼영 200m 예선전이 열린 24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1조 6번 레인에서 물살을 가른 부탄의 킨리 렌덥(15)은 조 1위인 마크 카바라가 터치패드를 찍은 후에도 한참 동안 레이스를 더 이어갔다.

기록은 3분00초53. 예선을 치른 51명의 선수 가운데 최하위였다.

전체 1위인 러슬로 체흐(1분57초79)와 기록차는 1분 이상 났다.

관중의 응원과 박수를 받으며 물 밖으로 나온 그는 밝은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섰다.

부탄은 이번 광주 대회에서 세계선수권 무대를 처음 밟았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내륙 한가운데 자리한 부탄은 전체 인구 82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이번 대회에는 두 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렌덥은 남자 접영 50m와 개인혼영 200m에 나서고, 산가이 텐진(16)은 남자 자유형 50m와 100m에서 물살을 가른다.

경기를 마친 렌덥은 "이런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이 신나고 영광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제대로 된 수영 훈련을 받은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다고 했다.

"부탄에는 올림픽 규격에 맞는 수영장이 없다"며 "지난 4월 FINA 장학생에 선발돼 태국으로 훈련을 떠났고, 처음으로 50m 풀에서 수영을 해봤다"고 말했다.

취미로 수영을 시작한 것도 불과 2년 전이었다.

그의 선생님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였다.

그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어떻게 물에 뜨고, 팔을 젓는지를 배웠다"고 전했다.

중학교에 다니는 그는 세계선수권 준비를 위해 1년을 휴학했다.

그만큼 수영과 이번 대회는 그에게 의미가 컸다.

이제 막 수영선수로서 첫발을 내디딘 그는 "미국의 수영 전설 마이클 펠프스 같은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렌덥에 앞서 자유형 100m 경기에 출전한 텐진은 1분07초28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경기에 출전한 120명 선수 가운데 최하위였다.

텐진의 표정은 밝았다.

"부탄을 대표해서 이런 큰 대회에 나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개인 기록을 단축해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부탄 사람들도 수영을 좋아하지만, 레저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경영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전했다.

이어 "내 꿈은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열심히 훈련해서 꼭 현실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