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제도개선 필요한 상황인지 연구현장 예의 주시 중"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구·개발(R&D) 분야의 주52시간 근무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과학기술계는 연구현장을 고려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동의하면서도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홍 부총리는 1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R&D 분야의 주52시간제 특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기재부는 "R&D 업종에 대해 유연근로제 확대 적용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유연근로제는 업무의 시작·종료시간이 지정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3개월 등 특정 기간 내 근로시간을 합산하는 '탄력 근로제', 업무시간과 형태를 근로자가 알아서 결정하는 '재량근로시간제' 등의 형태로 구분된다.

정부의 주52시간 근무제 완화 검토에 대해 한민구 과학기술한림원장은 "R&D 현장에서는 연구에 집중해야 할 시기가 생기는 만큼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옳다"며 "대부분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방침이 연구현장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19일 이에 대해 "근로자 삶의 질 개선과 함께 연구생산성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돼야 한다"며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인지 연구현장에서 제도시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나온 ' R&D 분야 주52시간제 특례 확대 검토'나 'R&D 업종 유연근로제 확대 적용 검토' 등이 R&D 담당부처인 과기정통부와 협의를 거친 것이 아니며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정부, R&D 업종 주52시간제 완화하나…과기계 "현장 고려해야"
과기정통부는 현재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 선택적 근로시간제나 재량근로시간제 등을 연구소와 노동조합이 합의해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정상협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정책국장은 "현장마다 연구조건이 다른 만큼 각 출연연의 특성에 맞는 근무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노사 합의로 새로운 연구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력 구성과 업종 분류 체계가 다양한 기업 연구소의 경우 주52시간 근로제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지난 4일 산업기술계 민간단체인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R&D 분야에서 주 52시간 근로제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산기협은 "과제 집중, 실험 연속성, 인력 대체 곤란 등으로 R&D 분야에서는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에 애로를 겪고 있다"면서 "이 분야를 특례업종에 추가하거나 탄력근로제 적용 단위 기간을 6개월에서 1년까지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