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WTO 패소후 넙치 등 검사 강화…한일어업협정 타결도 먹구름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이 늘어난 가운데 한국산 수산물의 최대 수입국인 일본으로의 수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한국산 농·수산물 수입 제한도 고려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수산물 수출이 더 줄어들지 않겠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해양수산부가 펴낸 수산물 수출 동향 보고서 '수산물 수출위크'를 보면 올해 1월 1일∼7월 1일 대(對)일본 수산물 수출액은 3억6천100만 달러(약 4천2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줄었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수산물 총수출액이 12억8천200만 달러로 7.3% 증가했지만 1위 수출 대상국인 일본 수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2위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는 2억7천5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해 46.2%나 급증했고 3위인 미국도 1억5천100만 달러로 6.0% 늘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대일본 수출액 감소와 관련해 "일본이 참치 수입선을 다변화하면서 참치 수출이 22%나 줄고 마른김 수출도 21% 줄어든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분쟁 판결에서 한국에 패소한 뒤 사실상 '보복 조치'로 지난달부터 한국산 넙치와 생식용 냉장 조개 등 5개 품목에 대한 수입 검사를 강화했다.

해수부는 일본의 검사 강화 조치로 관련 대일 수산물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피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달 일본의 수산물 수입 검사 강화 이후 관련 수산물 수출 과정에서 부적합 사례가 나온 것이 없고 수출액에도 아직 변동이 없다"면서도 "일본의 수산물 수입 규제 확대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4년째 장기 표류하고 있는 한일어업협상도 한일 관계 악화로 체결되기가 더 어려워졌다.

한일 양국은 한일어업협정에 따라 매년 상대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입어했지만, 2015년 어기가 끝난 이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후 상대국 EEZ에서 입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수산업계는 한일어업협상 불발로 어족 자원이 많은 일본 EEZ에 입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5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부는 한일어업협상 불발 시를 대비해 일본 어장의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어장을 개발하는 정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