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트리버풀 개인전 연 솔 칼레로 등 아라리오 그룹전 '척추를 더듬는 떨림'
삼청동서 만나는 젊은 베를린 화단의 다채로운 면면
현대미술 중심지로 부상한 독일 베를린 화단의 젊은 작가들이 단체로 국내에 소개된다.

지난 11일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삼청에서 개막한 그룹전 '척추를 더듬는 떨림'을 통해서다.

베네수엘라 출신 솔 칼레로(37), 영국 태생의 카시아 푸다코브스키(34), 코소보에서 태어난 페트릿 할릴라이(33), 네덜란드 출신 조라 만(40)이 전시에 참여했다.

태어난 곳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베를린에 머무르며 활동 중이다.

'남쪽의 학교'를 선보인 칼레로는 런던 소재 스튜디오 볼테르의 빅토리아 건축양식을 남미 시각문화를 활용해 재해석한다.

사회가 특정 문화를 차용해 권력의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을 탐구한 작업이다.

할릴라이는 전쟁 비극을 겪은 고향 코소보의 한 학교 책상 낙서를 대형 설치물 '철자법 책' 연작으로 만들었다.

작가는 한없이 사소하게 여겨지며 잊히기 쉬운 낙서를 보존함으로써, 어떻게 해도 부정할 수 없는 공동의 역사를 보여준다.

아프리카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조라 만은 케냐 해변에 버려진 플라스틱 슬리퍼를 재활용한 커튼 '코스마파기'를 통해 환경 파괴를 초래한 인간 욕망을 겨눈다.

함께 나온 방패 작업은 토착 민족의 유산을 드러내 보인다.

커튼 사이에 매달린 새우, 대합실의 빈 의자 등으로 이뤄진 푸다코브스키 작업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미지들을 병치해 새롭게 조합하는 '지속성없는없음' 작업이다.

설치물은 개인 자유를 통제·감시하는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은유한다.

이들 작가는 국제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칼레로는 올해 영국 테이트리버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푸다코브스키는 2017년 이스탄불비엔날레에, 할릴라이는 2013년 베네치아비엔날레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전시는 10월 5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