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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운전 분야 자원봉사자로 나선 박성표(70) 씨는 운전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다.
타이어 회사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한 박씨는 40년 동안 타이어 성능을 측정하는 운전사로 일했다.
차종과 타이어에 따라 주행 성능이 달라지는 만큼 박씨는 다양한 테스트를 위해 소형 자동차부터 대형 버스까지 수많은 차량을 운전해왔다.
특히 일상적인 주행부터 타이어가 한계에 다다르는 거친 주행까지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운전할 수 있는 베테랑이다.
실력을 인정받은 박씨는 후임 운전사들을 양성하는 교관을 맡기도 했다.
40년 동안 한길을 걸어온 박씨는 지난 2014년 정년퇴직을 하면서 남은 인생은 봉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은퇴 직후 복지관과 요양원에서 음식 등을 담당하는 봉사를 시작한 박씨는 7일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람이 지나간 길에는 흔적이 남는데 저의 흔적은 어떻게 남을지 생각하며 살고 있다"며 "제가 남긴 흔적이 아름다운 흔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있던 박씨는 우연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운전을 도와줄 자원봉사자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흔치 않은 세계 메가 스포츠대회에서 봉사할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박씨에겐 큰 기쁨이었다.
그는 "앞으로 남은 제 인생에서 국제행사에 봉사할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며 "제가 잘 할 수 있는 게 운전이라고 생각해 운전 분야로 자원봉사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운전 실력은 물론이고 연구소 재직 시절 잦은 해외 출장으로 일상적인 영어 회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자원봉사자로 발탁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무난하게 면접까지 통과한 박씨는 광주 광산구 평동역 인근에 마련된 수영대회 중앙수송센터에 배치됐다.
경기장과 숙소 등에 마련된 수송센터에서 선수들과 내외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대처할 수 있는 '지원군' 역할이다.
박씨는 업무와 환경에 익숙해지겠다며 수영대회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일부터 중앙수송센터로 출근하는 등 열정을 내비치고 있다.
박씨는 "아직 어떤 차량을 운전하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면서도 "우리 고장의 명예를 먹칠하지 않게끔 내 집에 온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친절하게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