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앙리 마티스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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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마티스가 1908년 시작해 5년 만에 완성한 2m 크기의 ‘대화’는 색채의 묘미를 보여주는 포비즘 예술의 수작이다. 하얀 줄무늬의 청색 옷을 입고 서 있는 남성과 검은색 옷을 걸치고 의자에 앉아 있는 여성을 미니멀한 형태로 묘사했다. 남성은 창밖의 나무처럼 뻣뻣하게 선 채로, 여자는 창밖의 샘물처럼 일부분이 잘려나간 듯 불안한 상태에서 서로 흐려진 눈빛을 주고받는다. 3차원 원근법을 철저히 무시하고 색채언어의 무한한 잠재력에 집중했다. 화면의 바탕과 여인이 앉아 있는 의자를 청색으로 채색해 공간뿐 아니라 감성조차 차갑게 묘사했다.
창틀 난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프랑스어 ‘NON(안돼)’이란 글자가 보인다. 음침한 실내를 벗어나 창밖은 녹색과 붉은 기운으로 꾸며 비교적 온화하게 연출했다. 마티스는 아마도 남녀 사이의 대화가 붉은 꽃과 녹색 나무가 어우러지는 창밖의 풍경처럼 바뀌기를 기대했던 것은 아닐까.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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