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횡성군 덕고마을(횡성읍 덕고로 410)은 마을 전체가 덕고산에 둘러싸인 아늑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고려시대 조충 장군, 조선시대 공조참판을 지낸 조목 등을 배출한 횡성 조씨의 집성촌으로 주민들이 모두 한집안처럼 끈끈하다. 조충 장군은 고려 명종 때 거란군의 침입을 수차례 막아냈던 인물로 마을엔 장군의 위패를 모신 세덕사가 있다.

세덕사에선 조충 장군과 그의 아버지자 횡성 조씨의 중시조인 조영인을 기리는 춘추제를 매년 연다. 마을 주민 100여 명이 전통 의관을 갖춰 입고 엄숙한 제례를 진행한다. 음력 3월 3일(춘향제), 음력 9월 9일(추향제)에 맞춰 가면 수백 년의 역사의 향기를 음미할 수 있는 귀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전통 혼례 체험은 항상 준비돼 있다. 직접 예복도 입어보고 전통 혼례의 순서도 배울 수 있다.

농촌을 맛볼 수 있는 체험도 준비돼 있다. 여름엔 콩과 옥수수를 직접 수확하고 구워먹을 수 있다. 가을엔 고구마·감자 캐기를 하고, 숲속의 도토리와 밤도 줍는다. 겨울에는 옛날 방식대로 비닐 포대로 눈썰매를 타고 쥐불놀이와 연날리기를 해볼 수 있다.

횡성은 한우로 유명한 고장이다. 덕고마을에선 도시보다 훨씬 싼 가격에 한우를 맛볼 수 있다. 소들녁한우마을이란 한우 체험장에선 횡성 한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 요리 전문 셰프가 만들어주는 한우 함박스테이크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덕고마을에선 슈퍼푸드로 각광받는 아로니아를 재배한다. 아로니아는 안토시아닌 함유량이 높아 노화방지, 시력회복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에서는 농촌관광체험관과 덕고인성학교에서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은 단체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온돌 형태의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 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인성학교는 폐교된 덕고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10~30명이 묵을 큰방 2개를 갖췄다. 각 방에는 TV, 에어컨, 침구세트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들여놨다. 가격은 4인 기준 5만원이다.

영동고속도로 원주 방향으로 달린 뒤 속초 방향 42번 국도를 타고 오다 보면 정암3리 덕고마을이 나온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