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리미엄 0%, 국내 과열 징조 없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으로 25일 오후 12시5분 현재 비트코인은 1302만원 내외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1000만원을 돌파한 비트코인은 이후 조정을 받아 920만원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해 이달 16일 1100만원, 21일 120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오전 11시경 1300만원선을 넘기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주요 37개국이 참여하는 FATF는 지난 21일 암호화폐 취급업체(거래소)에 대한 세부 규제 지침을 내놓았다.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거래소들에 금융기관 수준의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부여한 게 골자다.
권고안은 2020년 6월까지 1년간의 시행 유예기간을 뒀다. 이 기간 각국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하는 수순이다. 강력한 수위의 규제가 생기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제도권 진입' 신호탄으로 인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공개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업계는 리브라 코인이 상용화되면 약 24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은행계좌 없이 암호화폐를 활용해 송금·결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미국 자금이 주도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 통계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25일 현재 전체 비트코인과 법정화폐 간 거래량 중 달러화가 77.98%를 차지했다. 국내 비트코인 시세는 프리미엄(국내 암호화폐 가격과 해외 암호화폐 가격 차이) 없이 해외 시세를 쫒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찍은 지난 2017~2018년 폭등장보다 더 많은 거래량 증가를 동반한 것으로도 진단됐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투기 광풍을 몰고 왔던 2017~2018년 상승장 당시 전세계 하루 평균 비트코인 거래량은 3.17조원 규모였던 데 반해 최근에는 하루 평균 17.7조원이 거래됐다. 시장이 훨씬 커진 것"이라며 "이번 1만달러 돌파는 종전 가격상승과는 '체력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의 절대적 규모는 작아 몇몇 고래(거물)가 움직이는 등의 변수에도 시세가 요동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가격은 오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비트코인 시장은 소수의 '큰 손'들에 휘둘리는 불완전한 시장에 가깝다. 단기간에 급격한 상승이 온 만큼 큰 하락이 올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