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박중공집단, 수중 위치정보 실험으로 기술적 문제 극복
전문가들 "잠수함과 수중 드론의 스텔스 타격 능력에 도움"

미국의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GPS·위성항법장치)에 대응해 '중국판 GPS'로 불리는 '베이더우(北斗)'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이 베이더우 시스템을 잠수함과 수중 드론(무인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 진전을 이뤄냈다.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S)는 산하 `716 연구 개발연구소'가 최근 장쑤(江蘇)성 롄윈강(連雲港) 해역에서 베이더우 시스템을 활용한 수중 정밀 위치 정보 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의 국영 선박 회사인 CSIS는 이번 실험을 통해 베이더우 시스템과 관련한 다수의 핵심적인 기술적인 문제들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중국판 GPS' 베이더우 시스템, 잠수함과 수중 드론에도 적용
CSIS는 이번 실험을 통해 베이더우 시스템이 수중의 선박들에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위치 데이터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중의 장치들로부터 해안과 수면 위의 기지까지 위치 정보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CSIS는 "실험은 베이더우 시스템이 복잡한 해양 환경에 대처할 능력이 있는지를 포괄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베이더우 시스템의 정확성과 범위는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CSIS는 실험이 해상 몇 미터의 깊이에서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중국 인민해방군(PLA) 예비역 해군 소장 출신의 군사전문가인 리제(李傑)는 이번 CSIS의 실험이 중국의 잠수함과 수중 드론에 대해 적의 선박을 추적하고 정밀 스텔스 타격 능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확성과 통신은 잠수함과 수중 드론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라면서 "수중 베이더우 시스템이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잠수함 및 수중 드론과 지상의 기지 간 통신을 할 수 있게 했다면, 그것은 중국 해군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성취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마카오에서 활동하는 군사전문가인 안토니 웡둥은 베이더우 시스템으로 인해 중국의 핵 추진 전략 잠수함의 작전 능력과 심해에서의 과학 연구, 남극 탐험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내년 말까지 총 35기의 베이더우 3호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을 완성할 계획이다.

35기의 베이더우 3호 위성 가운데 27기는 중궤도에, 5기는 정지궤도에, 3기는 경사궤도에 위치시켜 사각지대를 없앨 계획이다.

중국은 미국의 GPS에 대항해 1994년부터 중국판 GPS로 불리는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말까지 베이더우 위성의 기본 배치를 마치고 자국은 물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제공되는 베이더우 서비스는 일반용과 군사용 두 가지다.

일반용은 위치 결정 정밀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5m, 그 밖의 지역에선 10m 수준이다.

2020년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군사용의 경우 위치 결정 정밀도가 10㎝ 이내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미국 GPS의 위치 결정 정밀도인 30㎝를 능가하는 수준이라는 게 중국 측의 주장이다.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에는 총 90억 달러(약 10조1천억 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베이더우 시스템을 완성하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독자적인 GPS 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