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저스틴 선 트론 대표(오른쪽)(사진=트위터 화면 갈무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저스틴 선 트론 대표(오른쪽)(사진=트위터 화면 갈무리)
전설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지난 20년간 열어온 자선경매 행사 ‘버핏과의 점심’ 올해 주인공은 가상화폐(암호화폐) ‘트론(TRON)’을 설립한 저스틴 선 대표(사진·오른쪽)로 밝혀졌다.

선 대표는 4일 트위터에 ‘버핏과의 점심’ 낙찰자가 자신이라고 알렸다. 버핏과의 점심은 매년 버핏 회장이 점심 식사를 경매에 올리는 자선행사다. 경매 낙찰자는 버핏 회장과의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하는 기회를 얻고, 낙찰 금액은 샌프란시스코의 빈민구제단체 글라이드 재단에 전액 기부된다.

올해 버핏과의 점심 낙찰가는 456만7888달러(약 54억원)로 지난 2000년 ‘버핏과의 점심’ 시작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낙찰자 선 대표는 지난 2017년 포브스의 ‘아시아를 움직이는 주목할 30대 이하 창업가 30인’으로 선정된 기업가. 그가 설립한 암호화폐 트론은 세계 12위권, 시가총액 223억달러(약 2조6300억원)를 기록 중이다.

암호화폐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버핏 회장과 주요 암호화폐 설립자인 선 대표가 만난다는 소식에 이목이 집중된다. 버핏 회장은 그동안 “비트코인은 쥐약”이라거나 “(암호화폐는) 도박기계이자 조개 껍데기 같은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선 대표는 트론 공식 블로그에 글을 올려 “버핏은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지만 아마존·구글·애플의 잠재력을 깨닫지 못하고 투자기회를 놓치기도 했다”며 “버핏은 결국 암호화폐 업계에 장기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업이 존재한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다. 올바른 의사소통과 이해를 통해 버핏이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철회할 것이며 투자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전략을 허용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버핏 회장이 암호화폐 투자를 전향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두 사람은 곧 뉴욕 맨해튼의 스테이크 전문식당에서 만나 점심 식사를 할 예정으로 최대 7명까지 동석자를 초청할 수 있다. 선 대표는 암호화폐 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동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은 이와 관련해 “저스틴 (선)이 경매에 낙찰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저스틴과 그의 친구들을 만나게 될 것을 고대한다.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며 글라이드는 저스틴의 기부금을 활용해 수천명의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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