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석의 나우앤덴] 비욘드미트, 한달만에 주가 4배…'대체육류'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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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 비욘드미트, 상장 한달여만에 공모가의 4배 수준
- 식물성 고기 등 대체육류 시장 고성장 전망
- 식물성 고기 등 대체육류 시장 고성장 전망
대체육류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 비욘드미트가 이달초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비욘드미트는 지난 2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21달러보다 높은 25달러로 결정됐다. 첫날 거래에서 공모가보다 163.00% 급등한 6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163%나 주가가 급등한 현상은 2008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탓에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비욘드미트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에는 전날보다 11.50달러(13.37%) 뛴 97.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 최고가로, 공모가와 비교하면 290.00%나 높다.
투자자들이 비욘드미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비욘드미트가 급성장 하고 있는 대체육류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비욘드미트는 2013년 4월 식물성 단백질로 닭고기 대체육을 선보였다. 2014년에는 소고기 다짐육을, 2015년에는 햄버거 패티를, 지난해에는 소시지까지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3만5000여개의 레스토랑, 대형 마트, 식료품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중국, 유럽, 중동 등에도 진출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8793만달러로 전년보다 170% 증가했다. 비욘드미트의 성공적인 상장에 경쟁사인 임파서블푸드의 기업가치도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비욘드미트가 상장한 이후 장외에서 3억달러를 유치했다. 이때 기업가치는 20억달러로 한달 전보다 60% 높게 평가받았다.
임파서블푸드는 2016년 식물성 고기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 임파서블버거(패티)를 선보였다. 임파서블버거는 고기의 맛과 색, 향을 내는 유기철분 '헴(Heme)'을 사용한다. 헴이 포함된 단백질 레그헤모글로빈을 콩에서 추출하고, 레그헤모글로빈 유전자를 효모에 주입·배양해서 생산한다. 다수의 소비자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실제 육류 버거와 임파서블 버거를 구별하지 못했다.
임파서블푸드는 비욘드미트와 달리 프랜차이즈 업체, 레스토랑 등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내 7000개 레스토랑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에도 진출했다.
미국 버거킹은 지난달 '임파서블 와퍼'를 출시했다. 연말까지 판매 매장 수를 7300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미국 3위 피자 체인점인 리틀 시저스(Little Caesars)는 임파서블푸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식물성 소시지를 토핑으로 만든 임파서블 수프림 피자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매가 잘되면 연내 이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배양육도 대체육류로 점차 주목받고 있다. 멤피스미트(Memphis Meat), 모사미트 (Mosa Meat) 등이 배양육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배양육은 소, 닭, 돼지 등 동물의 조직세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근섬유를 배양한 후 여기에 착색과 지방 혼합을 통해 만들어진다. 대체육류 중 기존 육류와 가장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까지 높은 생산비용이 문제다. 하지만 멤피스미트와 모사미트는 최근 생산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2021년에는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대체육류 시장이 고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번스타인은 대체육류 시장이 아몬드 우유와 유사한 길로 가면 2030년에는 40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몬드 우유는 유당 불내증으로 우유를 편하게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도 마실 수 있고 칼로리가 낮아 식물성 우유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과학자들은 전세계 인구 증가에 따라 2050년까지 육류 소비가 70% 늘어나고, 이에 따른 사육 가축 수 증가로 온실가스 배출도 9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육류 시장의 성장으로 물 소비량, 온실가스 배출량, 토지 사용량을 기존보다 40~99%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시장을 대형 식품업체들이 가만 놔둘리 없다. 글로벌 1위 식품업체 네슬레는 맥도날드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맥도날드는 네슬레의 채식주의자용 식품 브랜드인 가든 구어메(Garden Gourmet)에서 선보인 식물성 고기 패티로 만든 햄버거(Big Vegan TS)를 지난달 독일 맥도날드 매장에 출시했다. 네슬레는 이 고기 패티를 유럽의 식료품 매장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에도 판매할 예정이다.
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 타이슨푸드도 올 여름 자체적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보유중이던 비욘드미트 지분 6.5%도 상장 전 전량 처분하면서 자체 대체육류 브랜드 개발에 집중키로 했다. 크래프트하인즈, 제너럴밀스, 콘아그라브랜즈 등도 식물성 고기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대체육류 시장도 과거 MP3플레이어나 휴대폰 처럼 성장 초반기에는 대형업체와 중소형업체 모두 과실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글로벌 대기업들의 공세는 거세질 것이다. 장환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대체육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해당 시장의 주도권은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 신생 스타트업 보다는 네슬레, 타이슨푸드와 같은 대형 식품업체가 결국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비욘드미트는 지난 2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21달러보다 높은 25달러로 결정됐다. 첫날 거래에서 공모가보다 163.00% 급등한 6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163%나 주가가 급등한 현상은 2008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탓에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비욘드미트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에는 전날보다 11.50달러(13.37%) 뛴 97.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 최고가로, 공모가와 비교하면 290.00%나 높다.
투자자들이 비욘드미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비욘드미트가 급성장 하고 있는 대체육류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비욘드미트는 2013년 4월 식물성 단백질로 닭고기 대체육을 선보였다. 2014년에는 소고기 다짐육을, 2015년에는 햄버거 패티를, 지난해에는 소시지까지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3만5000여개의 레스토랑, 대형 마트, 식료품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중국, 유럽, 중동 등에도 진출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8793만달러로 전년보다 170% 증가했다. 비욘드미트의 성공적인 상장에 경쟁사인 임파서블푸드의 기업가치도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비욘드미트가 상장한 이후 장외에서 3억달러를 유치했다. 이때 기업가치는 20억달러로 한달 전보다 60% 높게 평가받았다.
임파서블푸드는 2016년 식물성 고기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 임파서블버거(패티)를 선보였다. 임파서블버거는 고기의 맛과 색, 향을 내는 유기철분 '헴(Heme)'을 사용한다. 헴이 포함된 단백질 레그헤모글로빈을 콩에서 추출하고, 레그헤모글로빈 유전자를 효모에 주입·배양해서 생산한다. 다수의 소비자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실제 육류 버거와 임파서블 버거를 구별하지 못했다.
임파서블푸드는 비욘드미트와 달리 프랜차이즈 업체, 레스토랑 등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내 7000개 레스토랑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에도 진출했다.
미국 버거킹은 지난달 '임파서블 와퍼'를 출시했다. 연말까지 판매 매장 수를 7300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미국 3위 피자 체인점인 리틀 시저스(Little Caesars)는 임파서블푸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식물성 소시지를 토핑으로 만든 임파서블 수프림 피자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매가 잘되면 연내 이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배양육도 대체육류로 점차 주목받고 있다. 멤피스미트(Memphis Meat), 모사미트 (Mosa Meat) 등이 배양육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배양육은 소, 닭, 돼지 등 동물의 조직세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근섬유를 배양한 후 여기에 착색과 지방 혼합을 통해 만들어진다. 대체육류 중 기존 육류와 가장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까지 높은 생산비용이 문제다. 하지만 멤피스미트와 모사미트는 최근 생산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2021년에는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대체육류 시장이 고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번스타인은 대체육류 시장이 아몬드 우유와 유사한 길로 가면 2030년에는 40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몬드 우유는 유당 불내증으로 우유를 편하게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도 마실 수 있고 칼로리가 낮아 식물성 우유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과학자들은 전세계 인구 증가에 따라 2050년까지 육류 소비가 70% 늘어나고, 이에 따른 사육 가축 수 증가로 온실가스 배출도 9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육류 시장의 성장으로 물 소비량, 온실가스 배출량, 토지 사용량을 기존보다 40~99%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시장을 대형 식품업체들이 가만 놔둘리 없다. 글로벌 1위 식품업체 네슬레는 맥도날드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맥도날드는 네슬레의 채식주의자용 식품 브랜드인 가든 구어메(Garden Gourmet)에서 선보인 식물성 고기 패티로 만든 햄버거(Big Vegan TS)를 지난달 독일 맥도날드 매장에 출시했다. 네슬레는 이 고기 패티를 유럽의 식료품 매장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에도 판매할 예정이다.
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 타이슨푸드도 올 여름 자체적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보유중이던 비욘드미트 지분 6.5%도 상장 전 전량 처분하면서 자체 대체육류 브랜드 개발에 집중키로 했다. 크래프트하인즈, 제너럴밀스, 콘아그라브랜즈 등도 식물성 고기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대체육류 시장도 과거 MP3플레이어나 휴대폰 처럼 성장 초반기에는 대형업체와 중소형업체 모두 과실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글로벌 대기업들의 공세는 거세질 것이다. 장환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대체육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해당 시장의 주도권은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 신생 스타트업 보다는 네슬레, 타이슨푸드와 같은 대형 식품업체가 결국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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