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의 수익성이 대거 악화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5년만에 반등하는 등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은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4% 전후로 부진했다.

26일 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다임러, BMW,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업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줄줄이 하락했다.

글로벌 판매가 위축된 데다가 저가 차종 비중이 커지고 환경규제와 관련한 법적 비용, 연구개발(R&D) 비용 등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멕시코 등 세계 주요 지역의 자동차 판매는 작년 동기대비 6.7% 감소했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소비 심리 위축 등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업체별로 현대차와 기아차, 포드를 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대부분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한 영업이익률 하락폭은 BMW가 9.3% 포인트(p)로 가장 컸고 닛산 -6.0%p, 혼다 -2.2%p, 도요타 -1.5%p, 다임러 -1.2%p, 폭스바겐 -0.7%p, GM -0.6%p 순이었다.

이중 BMW는 영업이익률이 2.6%로 작년 1분기에 비해 9.3%p 추락했다.

BMW는 판매량이 0.1% 늘었지만 배기가스 관련 경쟁법 위반 혐의에 따른 벌금 14억 유로(약 1조9천억원)가 미리 반영되고 친환경차 등 R&D 비용이 겹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폭스바겐은 중국시장 수요 축소 여파에 판매량이 2.8% 감소한데다가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한 법적 비용 10억 유로(약 1조3천억원)가 반영되고 친환경차 R&D 비용이 증가했다.

다임러는 판매량이 4.0% 줄고 유럽 마케팅 비용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R&D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도 줄었다.

GM은 중국시장에서 부진과 북미 5개 공장 가동중단 여파로 판매량이 10.4%, 영업이익이 11.5% 감소했다.

일본 업체들은 신차 마케팅 비용과 R&D 비용 증가에다가 엔화강세가 겹치며 고전했다.

도요타는 판매량이 0.4%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5.9% 급감했다.

닛산은 6.0%p 떨어져 0.2%에 머물렀다. 닛산은 주력시장인 북미와 일본, 중국에서 모두 부진해서 판매량이 10.2% 축소했고 수익성에선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혼다는 판매량은 5.2%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영국과 터키 공장 일시 중단 요인까지 겹쳤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3.4%와 4.8%로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0.4%p와 2.4%p 높아졌다. 포드도 0.9%p 늘어난 6.1%를 기록했다.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1분기 기준으로 2014년에 고점을 찍고 줄곧 내리막을 이어오다 올해 반등했다.

다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5% 이상으로 유지돼온 데 비하면 아직도 낮은 편이다.

다임러(7.1%), 도요타(6.8%), GM(6.6%), 폭스바겐(6.5%) 등은 영업이익률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6∼7% 수준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년까지 영업이익률이 10%에 달했으나 지금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수익성 둔화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다임러 신임 CEO는 관리비용을 최대 20%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에 따른 세계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하고 미래 신산업 개발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포드는 9월까지 미국, 유럽, 남미 지역에서 7천명을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연간 약 6억달러를 아끼는 대신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GM은 지난해 11월 북미 공장 5곳을 폐쇄하고 1만4천 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업체 수익성 대거 악화...`비용절감` 과제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