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악몽 재연되나…중국 소비株 2.6조원 증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화웨이 퇴출 동참` 요구로 `제2의 사드 사태`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국내 중국 소비 관련 주식의 시가총액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웨이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0일부터 일주일간 화장품 등 중국 소비 관련 주요 17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8.1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2조 5,848억 원 감소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0.51%, 코스닥은 3.37% 각각 내린 점에 비춰볼 때 이들 종목의 낙폭은 뚜렷이 컸다.

중국 소비 관련 종목별로 보면 토니모리(-19.83%), 에이블씨엔씨(-9.46%), 아모레퍼시픽(-9.37%), 한국화장품제조(-8.98%) 등 화장품 관련 종목의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또 `MLB` 브랜드로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패션의류업체 F&F 주가도 14.53% 급락했다.

이밖에 모두투어(-5.94%), 하나투어(-5.78%), 파라다이스(-5.41%) 등 관광·카지노주와 호텔신라(-5.02%) 등 면세점주도 5% 이상 하락했다.

중국 소비주의 급락세는 미국 정부가 사실상 한국에 대해서도 `화웨이 퇴출` 동참을 요구해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요구에 응할 경우 과거 사드 배치 당시 중국의 `한한령`과 같은 대규모 경제 보복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앞서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현지시간 23일 한국의 화웨이 대응과 관련해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의 장비가 어떤 국가의 5세대(5G) 통신망에 들어갈 경우 중국 정부가 이들 업체에 미국인과 다른 나라 국민의 이해에 반하는 행위를 하도록 강요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등 모든 국가가 화웨이와 거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나아가 사실상 중국 기업들을 겨냥해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를 확대해 기술이전 등 거래를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16년 7월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한 이후 11월 초까지 약 넉 달간 주요 중국 소비주 1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3조5천870억원(22.0%) 급감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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