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넥스트칩 현장 방문…시스템반도체 자금 지원 '시동'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업체를 찾아 미국 퀄컴과 같은 글로벌 팹리스가 나올 수 있도록 일괄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이날 경기도 판교에 있는 팹리스 업체인 넥스트칩을 방문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에 따라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핵심주체인 팹리스 기업현장을 둘러보고 지원대책을 업계에 설명하기 위한 방문이다.

넥스트칩은 1997년 설립돼 카메라 영상신호처리(ISP) 반도체 설계기술을 개발해왔다.

최근 차량용 고화질 영상처리 반도체를 개발해 현대·기아차와 일본의 자동차 부품사인 클라리온에 납품하기도 했다.

성 장관은 넥스트칩 경영진과 간담회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팹리스 기업들이 기술개발·수요연계·시제품 제작지원 등 일괄 지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2030년 팹리스시장 점유율 10%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지만 결국은 한국판 퀄컴이나 NXP와 같은 우수한 팹리스 기업이 배출되는 것이 진정한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성윤모 산업장관 "한국판 퀄컴 나오도록 팹리스 일괄 지원"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는 반도체를 개발해 실제 매출을 올리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비용부담도 크지만, 고급 기술개발을 지향하지 않고는 해외 경쟁업체에 따라잡히기 때문에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성 장관은 이에 대해 "정부도 팹리스 업계에 지속적이고 장기적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정부는 현재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에 총 1조96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상태다.

이 가운데 자동차, 바이오·헬스, 스마트 가전 등 5대 유망분야의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술개발과 관련, 2천705억원을 팹리스 업계에 투자한다.

지난달 말 확대 출범한 반도체 수요기업과 국내 팹리스간 연계 채널인 '얼라이언스 2.0'도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동차, 바이오·의료, 에너지 등 5대 분야의 반도체 수요기업과 팹리스 등 25개 기관이 참여했다.

정부는 또 수요기업이 원하는 반도체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데 연간 최대 300억원을 지원해 국내 팹리스를 통해 제품개발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5개 과제에 32억원이 배정된 가운데 넥스트칩이 2019년 얼라이언스 과제 수행기관 중 하나로 선정됐다.

민간 주도의 팹리스 전용펀드(1천억원 규모)는 8월 모펀드 운용사 선정 및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통해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팹리스 인력양성과 관련, 올해 기업과 정부가 일대일로 매칭하는 기업 수요맞춤형 인력양성 사업(40억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실트론 참여)을 시행한다.

팹리스 업계가 필요한 기술개발 사업에 정부가 50%의 자금을 매칭하고 대학원 석·박사급 인력 참여를 통한 설계 전문인력도 양성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