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데 따라 상승했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4달러(0.4%) 상승한 62.0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중동 지역 정세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이후 중동 지역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및 송유관 등에 대한 공격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

이날은 주바그다드 미국 대사관이 이라크에 주재하는 자국 공무원에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철수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더해졌다.

미 대사관은 이런 경계경보의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란과 긴장이 고조하면서 친이란 조직이 미국인 또는 미국 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이런 조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독일과 네덜란드는 이란 지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이라크군에 대한 군사훈련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외신 보도도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가 백악관이 12만 병력의 중동 파견을 포함하는 대(對)이란 군사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한 데 이어 워싱턴포스트도 백악관이 이란에 대한 군사력 사용과 관련한 다양한 옵션을 논의하고 있다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팽팽하지만,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 결정을 6개월 유예할 것이란 소식이 나온 점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해당 소식으로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장 초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 반전하는 등 위험투자가 회복됐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점은 유가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영향이 크지는 않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543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약 14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본 시장 예상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

리포 오인 어소시에이션의 앤드류 리포 대표는 "수입이 증가하면서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 증가했지만, 유가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탓에 지지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의 불안이 유가에 지속해서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UBS는 이날 보고서에서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가량이 중동에 집중돼 있으며, 여유 생산능력도 대부분 중동에 쏠려 있다"면서 "이 지역 원유 설비에 대한 어떤 공격에도 시장은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UBS는 수주 내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75달러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RJO 퓨처스의 조 그레이브 수석 원자재 전략가는 "이란이 미군에 대해 무언가 행동을 한다면 매우 심각한 갈등이 촉발될 것이며, 이는 유가를 급등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WTI 0.4% 상승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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