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복사지서 금당·쌍탑·중문 터 확인
신라의 왕실 사찰로 추정되는 경주 낭산 일원의 황복사지(사적 제163호)에서 사찰의 중심 건물인 금당(金堂·법당)과 동·서 쌍탑, 중문(中門), 회랑 등의 터가 확인됐다고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성림문화재연구원이 15일 밝혔다.

통일신라 이전에 건립된 황복사(皇福寺)는 의상대사가 29세 때인 654년(진덕여왕 8년) 출가했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는 사찰이다. 당시 의상대사가 허공을 밟고 올라가 탑돌이를 했다는 설을 근거로 목탑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쌍탑은 효소왕 1년(692년)에 세운 국보 제37호 황복사지 삼층석탑에 앞서 조성한 목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황복사는 1942년 삼층석탑을 해체·수리할 때 나온 금동사리함에서 죽은 왕의 영령을 위해 세운 사찰임을 뜻하는 ‘종묘성령선원가람(宗廟聖靈禪院伽藍)’이라는 명문이 확인돼 종묘의 기능을 한 왕실 사원으로 추정돼 왔다.

2016년부터 실시한 두 차례 발굴조사에서 신라 제34대 효성왕(737~742)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위한 미완성 왕릉, 건물지,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 및 대석단(大石壇) 기단 건물지, 회랑, 도로 등 대규모 유구와 금동불상 등 10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돼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뤄진 3차 조사에서 1금당(金堂)-2탑-중문으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남북 방향으로 일직선상에 배치돼 있음이 확인됐다. 금당지는 정면 7칸, 옆면 4칸에 동서 28m, 남북 16m 규모다. 평면 배치와 형태로 봐서 목탑일 가능성이 크지만 규모가 작고 주변에 비각이 있으며, 중문지와 가까운 점으로 볼 때 이후에 축조된 종묘와 관련된 제단일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통일신라 이후 삼층석탑과 함께 조성된 대석단 기단과 십이지신상 기단 건물지, 회랑지가 확인됐고 금동입불상, 금동판불, 말을 새긴 십이지신상(사진) 등 7000여 점의 유물도 나왔다.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