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책마을] 위대한 작가의 글에 담긴 '어머니 DNA'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작가의 어머니
    위대한 작가의 삶과 글에서 어머니의 영향은 얼마나 크고,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까. 데일 살왁 미국 시트러스대 영문학 교수는 이런 의문에서 출발해 《작가의 어머니》를 엮어냈다. 작가의 문학적 뿌리는 어디서 발현되는지, 어머니의 존재감은 작품에 어떻게 투영됐는지 여러 작가의 어머니를 통해 들여다 본다. 책의 1부는 작가에 대한 전기문, 2부는 작가가 직접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쓴 자서전 형식으로 구성했다.

    [책마을] 위대한 작가의 글에 담긴 '어머니 DNA'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비평가이자 사상가 존 러스킨, 《작은 아씨들》을 쓴 루이자 메이 올컷, 시인 겸 소설가 필립 라킨,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 등을 1부에 담았다. 2부엔 《암스테르담》으로 맨부커상을 받은 소설가 이언 매큐언, 탐정소설 작가 캐서린 에어드, 퓰리처상을 받은 시인 리타 도브 등이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타적이고 용기를 주는 존재였던 어머니가 있는가 하면 매정하고 비뚤어진 어머니도 있다.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마거릿 드래블은 베케트와 어머니의 관계가 “가까우면서도 전투적이었다”고 설명한다. 드래블은 베케트의 자전적인 작품에서 어머니라는 존재가 드리운 그늘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어머니의 말과 글은 그대로 작가들의 것이 됐다.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필립 라킨은 대학에 진학한 1941년부터 30여 년간 어머니와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어머니의 편지를 보면 문체뿐 아니라 내용까지 라킨의 글과 비슷한 게 많았다. 이언 매큐언은 “글은 어머니처럼 쓰지 않지만 말은 꽤 오랫동안 어머니처럼 했다”며 “어머니 특유의 소심한 화법이 나의 화법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털어놓는다. 매큐언은 어머니의 말을 자신의 소설에 녹여 넣었다. 혈관성 치매를 앓는 어머니에게 그는 썼다. “그녀의 말을 구사할 줄 아는 캐릭터가 이제 막 살아 움직인다. 고마워요. 이 말을 들려줘서. 그리고 다른 말들도 전부요.” (정미현 옮김, 빅북, 352쪽, 1만68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주목! 이 책] 일본 중소기업의 본업사수경영

      사양산업이라는 조건과 불황이라는 환경에서 살아남은 일본 중소기업 30곳을 소개한다. ‘어른들의 연필’을 선보여 연필산업을 되살린 기타보시연필과 버려지는 쌀겨를 아까워하다 쌀겨 성분이 들어간 양말...

    2. 2

      [주목! 이 책] 삶이라는 빙판의 두께

      시인이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식물해설가로 일하는 정충화 작가의 산문집이다. “예순한 해 동안 사느라 애쓴 나를 위한 작은 위로의 표식으로 삼기 위해 이 책을 출간한다”고 밝힌 저자는...

    3. 3

      [주목! 이 책] 노년의 외로움을 넘어서

      직장생활의 끝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은 은퇴자를 ‘할 일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저자는 26년간 건설업종에서 일하고 2011년 은퇴한 뒤에도 한국어 교사, 이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