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의 주가 수준이 청산가치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유가증권 PBR 0.95배, 다시 청산가치 밑으로…주요국 중 최하위권
한국거래소는 2018년 결산 재무제표를 반영해 유가증권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산출한 결과 0.95배에 불과했다고 1일 밝혔다. PBR은 주가 대비 주당 순자산 비율로, PBR이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1년 전 PBR은 1.14배였다.

거래소는 “유가증권 순자산(자본총계)이 2017년 말 1403조원에서 작년 말 1485조원으로 5.8% 증가했지만 이 기간 시가총액은 1612조원에서 1405조원으로 12.8% 감소했다”고 PBR 하락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 각국 증시와 비교하면 최근 한국 증시의 저평가는 한층 더 뚜렷하게 보인다. 코스피200의 PBR은 1.0배로 집계됐는데 이는 미국(3.4배) 일본(1.3배) 영국(1.7배) 프랑스(1.6배) 등 선진 23개국 증시 대표지수 평균(2.4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국(1.8배) 인도(3.1배) 브라질(2.1배) 대만(1.8배) 태국(2.0배) 등 신흥국 24개국의 평균 PBR(1.6배)보다도 낮았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도 유가증권 기업은 11.5배로 1년 전(12.0배)보다 낮아졌다. 이 기간 유가증권 당기순이익이 약 8% 감소(2017년 약 133조원→2018년 약 122조원)한 데 비해 시총은 12.8%나 줄었기 때문이다.

PER 역시 주요국 증시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코스피200 기업의 PER(10.0배)은 미국(20.2배) 일본(12.8배) 등 선진국 평균(17.8배)은 물론 중국(13.7배) 인도(23.9배) 등 신흥국 평균(13.1배)에도 못 미쳤다.

업종별로 PBR을 보면 전체 17개 주요 업종 중 유틸리티(0.4배) 은행(0.5배) 철강(0.5배) 자동차(0.7배) 증권(0.7배) 등 10개 업종의 PBR이 1 미만이었다. 반면 헬스케어(5배) 미디어·엔터테인먼트(2.5배) 반도체(1.9배) 등 7개 업종은 PBR이 1 이상이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