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파격적인 ‘특가’ 행사를 내걸며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위메프 티몬 등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대표적인 마케팅 전술을 오프라인 업체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롯데백화점은 오는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나흘간 ‘삼성 갤럭시 S10’을 특가로 판매한다. 대당 가격은 44만원으로, 정상가(105만6000원)보다 60% 저렴하다. 다만 하루 40대 한정이다. 롯데백화점 앱(응용프로그램)에서 특가 구매 쿠폰을 내려받아 백화점 내 삼성전자 매장을 찾으면 된다.현대백화점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인기 가전을 압구정본점 등 전국 15개 점포에서 특가로 내놓는다.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무선이어폰’(19만9000원), ‘드롱기 커피머신’(12만9000원), ‘블루에어 공기청정기’(9만9000원) 등이다. 정상가보다 50~70% 이상 낮다. 현대백화점이 직접 매입한 뒤 대폭 할인해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달 4일까지 모든 점포에서 와인을 최대 80% 할인해 내놓는다. 준비한 분량만 68만 병이다. 지금까지 가격 할인을 한 적이 없거나 할인 폭이 작았던 프리미엄 와인을 반값에 판매하는 기획전도 마련했다.그동안 백화점의 주된 마케팅 수단이 추첨 행사와 상품권 증정 등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특가 행사는 극히 이례적이다. 특가 마케팅으로 소비자 시선을 잡는 데 짭짤한 재미를 본 e커머스 사례를 본떴다는 분석이다. 위메프, 티몬 등 e커머스 업체들은 20~30대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게임기 등의 정보기술(IT) 기기를 할인가에 대대적으로 풀어 흥행에 성공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10월 에어팟을 10만원 선에 파는 특가행사를 열었다. 에어팟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엔 11번가가 에어팟을 11만원대에 내놓자 1분 만에 매진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특가행사와 관련해 “봄 정기세일을 기획하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삼성 갤럭시S10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앱 등 온라인과 접목한 마케팅 방식으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효과도 노렸다”고 설명했다.한편 백화점은 오는 29일부터 순차적으로 봄 정기세일에 들어간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14일까지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봄 할인전을 연다. 서울 소공동 본점은 나이키와 푸마 등 스포츠 브랜드 상품을 최대 30%, 금강제화와 탠디 등 잡화 상품을 20% 각각 싸게 판매한다. 강남점에서 25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20억원 규모의 골프 대전도 테일러메이드 등 유명 골프 클럽 가격을 최대 78% 할인된 수준으로 낮춘다.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정기세일을 한다. 700여 개 브랜드가 봄 신상품을 10∼40% 저렴하게 판매한다.갤러리아백화점도 동일한 기간 보라카이행 여행 경품 이벤트, 인테리어 특집전을 연다. 명품관에서는 4월 5∼18일 이탈리아 무역공사와 함께 이탈리아 브랜드 상품을 모아서 판매한다. AK플라자는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 기본 10∼30% 할인하고, 이월 상품 기획전을 통해 최대 70%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올해 주주총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업 경영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실 위주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발언도 공통적으로 나왔다.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22일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개최한 주총에서 “반도체 역사상 유례없는 지난 2년의 호황기가 지나고 올해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메모리 수요 둔화 등 어려운 사업환경이 전개되고 있다”며 “그럴수록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기술의 핵심 경쟁력인 공정 미세화와 수율 향상을 통해 원가 절감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이날 서울 상일동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올해 경영 여건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미·중 갈등이 단시일 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국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다”고 걱정했다. 이 사장은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각 사업 부문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효율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현대백화점은 이날 주총에서 정지선 그룹 회장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그룹 경영 전반을 함께 이끌어왔다.GS그룹 지주사인 (주)GS는 이날 주총에서 허창수 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통과시켰다. 회사의 CEO인 정택근 부회장은 “핵심 사업분야 역량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이날 주총에서 전 직원에게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지급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주총 후 “이제는 네이버가 글로벌에서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현대백화점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함께 본격 '형제경영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다.현대백화점 그룹은 22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논현2동주민센터에서 제 1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정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이날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5개의 의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이동호 현대백화점 부회장은 "내년을 목표로 오픈을 준비 중인 대전 프리미엄 아울렛과 남양주 프리미엄 아울렛, 2021년 오픈 예정인 여의도 파크원 백화점과 동탄 시티아울렛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며 "면세점도 명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마케팅 활동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된 가운데 유통산업은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더욱 힘든 상황이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현대백화점은 다소 양호한 영업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정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 대표를 맡았고 현대백화점에서는 미등기임원 부회장으로 근무했다.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지분 12.5%를 가지고 있으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 12.7%를 소유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이 지분을 정리하면서 형제간 계열 분리를 시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정 부회장의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계열분리 이슈는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정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맡아 현대백화점 경영 일선에 나설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는 정지선 회장, 이동호 부회장, 박동운 사장 등 3명이며 모두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개장한 삼성동 시내면세점이 영업 5개월차에 접어들면서 매월 일매출이 평균 1억원 이상 증가하는 등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정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면세점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을 보인다.한편 한샘은 이날 11시 서울 마포구 한샘 상암사옥에서 열린 주총에서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등 7개 의안을 모두 가결했다. 한샘은 가구매출이 줄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면서 이날 주총에서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업, 렌탈 임대업, 청소·수리유지관리 서비스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고 밝혔다.오뚜기, 하이트 진로, 대상 등도 이날 주총에서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