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주제안 관련 판결에 '유감'…한진그룹 "법과 절차에 무지했던 결과"
KCGI "2대주주도 주주제안 못 하는 현실에 무력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22일 주주제안 안건을 한진칼의 주주총회에 상정할 수 없게 된 것과 관련해 법원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이날 KCGI는 법원 결정에 대한 입장 자료를 내고 "토종펀드로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염원을 갖고 지금까지 왔으나 거대 재벌의 힘 앞에서 주주제안조차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낀다"며 "한진그룹의 신속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정상화를 기대한 주주, 직원, 고객 뜻에 부응하지 못하게 된 점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민사25부는 한진칼이 그레이스홀딩스를 상대로 낸 가처분 이의 신청을 전날 인용했다.

KCGI는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 12.8%를 갖고 있다.
KCGI "2대주주도 주주제안 못 하는 현실에 무력감"
한진그룹 측은 주주제안을 하려면 갖춰야 하는 상법 542조의 '지분 6개월 보유' 규정을 KCGI 측이 충족하지 못해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KCGI는 "이번 판결로 KCGI는 12.8%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임에도 사외이사 한 명조차 추천할 수 없게 됐다"며 "이번 주주제안 과정에서 대주주 이익을 위해 회사 비용을 낭비하는 후진적 지배구조와 법 제도의 문제점도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주총에서 KCGI의 주주제안 안건을 통한 효과적인 견제와 감시는 어려워졌다"며 "주총에서 대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해 동료 연기금, 기관, 소액주주들이 노력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KCGI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한진그룹 측은 "KCGI는 이번 서울고등법원 패소와 관련해 마치 대기업에 맞서 싸우다 피해를 본 약자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KCGI의 주주제안은 법과 절차에 무지했던 결과이며 무책임한 행동주의 펀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